[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이 비무장지대(DMZ) 곳곳에 판문점 선언에 따라 철거했던 대남 확성기 20여대를 재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군 소식통 등에 따르면 북한이 DMZ 일대 곳곳에 2018년 판문점 선언에 따라 철거했던 대남 확성기 20여대를 재설치한 모습이 포착됐다. 확성기는 스피커를 수십개를 쌓아 만든 고정식인 것으로 전해졌다.
[파주=로이터 뉴스핌] 박진숙 기자=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DMZ) 인근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아래 쪽으로 북한의 확성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2020.06.23 justice@newspim.com |
성능은 우리 군이 보유한 것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피커의 성능은 방송을 했을 때 소리가 얼마나 멀리까지 가느냐로 판단하는데, 소리의 최대 도달 거리가 남측이 보유한 것보다 현저히 짧다.
뿐만 아니라 고정식이라 설치 후 이동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우리 군은 이동식 확성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북한은 아직 방송을 하지는 않은 상태다. 2018년 5월 철거 전 40여개의 확성기를 설치했던 것을 고려하면 추가로 20여개를 더 설치한 뒤 방송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어 군이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현재 우리 군은 대북 확성기 성능을 점검 중이다. 다만 확성기 설치 및 방송이 판문점 선언 제2조1항을 위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군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다시 말해 군이 "북한이 위반을 했다고 해서 우리도 위반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미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대남 확성기 설치에 따른 대북 확성기 설치 여부와 관한 질문을 받고 "(남북간) 합의는 준수돼야 한다는 것이 군의 입장"이라고 하면서 '아직은 대북 확성기 설치를 결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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