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대검찰청이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전문수사자문단(수사자문단) 구성에 착수했다. 다만 수사자문단 소집에 반대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위원 후보 추천에 불응해 자문단 구성을 놓고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은 전날 과장과 연구관들이 모인 회의에서 수사자문단 위원 추천 작업을 마쳤다. 대검 부장(검사장)들도 이 회의에 참석하라는 통보를 받았지만 부장들은 이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2020.01.09 mironj19@newspim.com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29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문수사자문단은 피의자 측이 요청할 권한이 없는데 피의자의 요청으로, 수사팀에서 이의를 제기하는데도 전문수사자문단을 꾸리게 되면 나쁜 선례가 된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국회에서 자문단 후보 구성과 관련해선 "대검 부장들은 자문단 구성에 반대하고 자리를 떴다고 들었다"며 "윤 총장이 과장들과 연구관들 불러서 위원 선정을 하라고 직접 지시했다고 보고 받았다"고 말했다.
수사자문단은 통상 사건 수사팀과 대검찰청 소관 부서의 후보자 추천을 받도록 하고 있다. 대검은 수사자문단 구성을 위해 수사팀에 후보 추천을 요청했지만, 수사팀은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수사자문단 소집은 적절하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두차례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수사팀은 수사자문단 소집에 반대하며 후보를 추천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수사자문단은 대검에서 추천한 인사들로만 구성될 전망이다. 수사자문단 소집과 후보 추천 등을 놓고 수사팀과 대검이 갈등 양상을 빚고 있어 수사자문단 구성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검 측은 자문단 후보 선정 과정에 "윤 총장이 관여하지 않았고 선정 결과를 보고받지도 않았다"는 입장이다.
앞서 '검언유착'의 피의자인 채널A 전 기자 이모(35) 씨 측은 검찰 수사가 형평성을 잃고 진행돼 수사 결론을 신뢰할 수 없다며 수사자문단을 소집해 자신의 기소 여부 등을 가려달라고 대검에 진정서를 냈다. 수사자문단 소집은 사건관계인이 요청할 수 없기 때문에 이 전 기자 측은 '진정'의 형식을 빌렸다. 대검은 이 진정을 받아들여 사건을 수사자문단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전날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는 부의심의위원회를 열고 이철(55)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대표가 요청한 검찰수사심의위(수사심의위) 소집을 가결했다. 이 전 대표의 수사심의위 소집 요청은 대검의 수사자문단 회부에 대한 대응 성격이다. '검언 유착' 하나의 사건을 놓고 검찰 내에서 수사자문단과 수사심의회 두가지 심의가 동시에 가동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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