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이 바라기로는 미국 대선 이전 북미 간 대화 노력이 한 번 더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3차 북미정상회담 추진 의지를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일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및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전날 가진 화상 정상회담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EU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역시 미국 대선 이전에 북미 간에 다시 마주앉아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 데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유럽연합(EU)의 샤를 미셸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화상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 = 청와대] |
문 대통령은 또 "그간 어렵게 이룬 남북관계의 진전과 성과를 다시 뒤로 돌릴 수 없다는 것이 나의 확고한 의지"라며 "나는 인내심을 갖고 남북미 대화 모멘텀 유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셸 상임의장은 정상회담 이후 "보다 더한 안정과 안보로 이어질 해법을 찾기 위한 문 대통령의 노력을 환영한다"며 북한과 미국의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정상회담, 2019년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정상회담, 같은 해 6월 30일 판문점에서의 회동 등 세 차례 만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들의 만남을 적극 중재하며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노렸으나 북미 협상은 '하노이 노딜' 이후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남북미 정상이 한 자리에서 만났던 6·30 판문점 회동 1주년을 맞은 날 북미는 물론 EU에도 대화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청와대와 백악관 안보실이 긴밀하게 소통해왔고 문 대통령의 생각이 전달됐다"며 "미국 측도 공감하고 있고 현재 노력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듭이 풀리지 않는 북미 대화를 통해 결국 핵문제도 해결이 될 것이고, 대북 제재도 풀릴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첫 디딤돌은 북미회담"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개최 제안은 이달 초로 추진되고 있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의 방한을 앞두고 나와 더욱 관심을 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한미일 소식통을 인용해 "비건 부장관이 군사분계선상의 판문점에서 북한 측과의 접촉을 시도할 예정으로, 실현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며 "비건이 모색하는 북미 간 접촉은 한국이 중개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비건 대표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유럽 싱크탱크 독일마셜펀드가 주최한 화상간담회에서 "지금부터 미국 대선 사이에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아마도 없어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비건 대표의 발언에도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은 며칠 사이에 남북미 간 새로운 공감대가 형성됐음을 시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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