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2분기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이 급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던 전세계 기업들의 M&A 열기를 꺾어 놓았다.
코로나19 2차 팬데믹에 대한 경계감이 높은 가운데 기업 파산 급증과 M&A 가뭄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월가 [사진=블룸버그] |
1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글로벌 기업들의 M&A 규모가 485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약 1조달러에서 절반 이상 줄어든 수치다. 뿐만 아니라 장기간 이어졌던 M&A 상승에도 제동이 걸렸다.
특히 미국에서 M&A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2분기 미국 M&A는 75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0% 급감했다.
미국을 포함한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경제 셧다운에 나섰고, 기업의 정상적인 비즈니스가 막히면서 딜이 대폭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팬데믹 충격 속에 대다수의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로 핵심 비즈니스의 영속성을 확보하는 데 무게를 뒀고, 새로운 투자와 외형 확장은 뒷전으로 밀렸다는 것.
뿐만 아니라 지난 3월 주가 폭락과 이후 반등 과정에 나타난 변동성도 기업들의 딜을 어렵게 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로펌 커클랜드 앤 엘리스의 에릭 쉴레 파트너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지난 몇 달 사이 대규모 M&A가 사실상 실종됐다"고 전했다.
소규모 M&A가 이어졌지만 메가톤급 딜이 자취를 감췄다는 얘기다. 그나마 리버티 글로벌과 텔레포니카이 314억파운드 규모 M&A로 블록버스터가 명맥을 이었다.
연초 이후 최근까지 100억달러 이상 대규모 M&A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 급감했다. 아울러 해당 딜의 규모가 7년래 최저치로 후퇴했다.
기업들이 M&A에 소극적인 움직임을 취한 가운데 사모펀드 업계가 연초 이후 적극적인 활약을 펼쳤다.
2조500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한 사모펀드는 상반기 전세계 M&A에서 16%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2007년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M&A 시장의 한파가 일정 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비즈니스 불확실성과 수익성 리스크가 크게 고조된 데 따라 딜을 저울질하는 기업들이 보다 엄격한 잣대를 동원하고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미국의 경우 11월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둘러싼 경계감도 기업들의 M&A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편 시장 조사 업체 에픽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파산이 연초 이후 3427건으로, 2013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허츠와 체사피크 에너지 등 업계 간판급 기업들이 파산 사태를 맞을 때 이를 인수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게 마련이지만 적극적인 '입질'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2차 팬데믹이 현실화될 경우 파산이 더욱 늘어나는 한편 M&A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higrace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