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최근 미국 대선 전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두고 외교가에서는 갑론을박이 지속되고 있다.
현실적으로 희박하다는 전망과 '의외성 넘버 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스타일을 고려한다면 예단하기 이르다는 반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탈북민 1호 박사'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북미가 관심 없는 늬앙스를 풍기는 건 하나의 레토릭(수사법)"이라며 실제는 '갈증'이 나있는 상태기 때문에 7~8월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사진=뉴스핌 DB] |
◆ "북미 모두 갈증…8월 전 정상회담 노릴 것"
안 소장은 3일 기자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전망을 낮게 본다는 취지로 말한 것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 소장이 언급한 '갈증'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경우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 75주년을 앞두고 있지만 경제난 극복과 대북제재 해제 성과가 없고,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게 지지율이 뒤처지는 것으로 나오고 있는 시점에서 부족한 '외교적 치적'을 완성하고 반등을 꾀할 계기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실제로는 북미 모두 다시 한 번 찬스를 노리고 있다. 이를 잘 알고 (문재인 대통령이) 틈새 전략을 구사한 것"이라며 "최소한 7~8월 전에 정상이 만나야 '승부'가 난다"고 전망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한·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미국 대선 전에 북미 간 대화 노력이 한 번 더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일련의 의지는 백악관에 전달됐고 미국 측도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소장은 아울러 김 위원장이 지난달 23일 노동당 중앙군사위 제7기 제5차회의 예비회의에서 이른바 '4대 대남군사 행동 계획'을 보류한 것에 주목하며 "북한이 현재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우리에게 겨눴던 칼끝을 내렸다는 건 북미관계에 대한 희망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경제성과를 위해 당장 필요한 돈은 대북제재가 풀리고 미국이 도와줘야 가능한 것"이라면서 "급한 쪽은 북한"이라며 만약 미국이 공식적으로 정상회담 개최를 제의하면 북측이 호응 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해 7월 25일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에서 신형전술유도무기를 시험발사 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시험발사 현장을 찾은 김 위원장의 모습, 하늘로 솓아오르는 발사체 사진. [사진=조선중앙TV 캡처] |
◆ "7·27 전승절 주목해야…대미 '이벤트' 있을 수도"
안 소장은 북한과 달리 미국 쪽이 시큰둥한 입장을 견지할 경우 북한이 '대미 이벤트'로 무력시위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오는 27일 전승절을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전승절은 6·25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북한이 1953년 7월 27일 유엔군과 북한 인민군, 중국 인민지원군 간 체결한 정전협정 체결일을 기념해 1973년 이날을 '조국해방전쟁 승리기념일'로 정한 데 이어 1996년에는 국가 명절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주로 5, 10년 단위로 꺾이는 해 전승절 때는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하며 군사력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등 내부결속을 다져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승절을 이틀 앞두고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신형전술유도무기 2발을 발사한 적도 있다.
안 소장은 "전승절을 계기로 북한이 액션을 취할 수 있다"며 "북미관계의 분수령을 만들지 아니면 더 강도 높은 압박전략으로 나갈지 전승절이 일종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할 수도 있다"며 "SLBM 시험발사는 북미관계를 완전히 접었다고 볼 수 없고 하나의 압박수단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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