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올해 상반기 중국 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가 상승폭이 제한되며 답답한 흐름을 보여왔다. 중국 당국이 쏟아낸 강도 높은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다른 글로벌 증시에 비해서는 변동성이 크지 않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왔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의 지속으로 투자 심리는 크게 약화됐다.
최근 상하이종합지수가 2거래일 연속 3000선을 이어가는 등 하반기 들어 투자 심리도 다소 살아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중국 경제가 회복되고, 중국 증시 또한 일부 업종의 눈에 띄는 강세 속에 전반적으로 안정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투자 심리의 극적인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 수익률은 높지 않지만 리스크가 적은 상품 또는 성장성이 높은 유망 업종 중심의 '안정적 투자'에 나설 것을 권유한다.
중국 텐센트 산하 재테크 플랫폼 텐센트리차이퉁(騰訊理財通)은 '2020년 안개 속 탈출 : 펀드매니저 100인 연구 보고'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중국 대표 56개 전문기관의 펀드매니저 108인이 내다본 하반기 중국 경제와 투자 방향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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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91%에 달하는 펀드매니저들은 하반기 중국 경제가 상반기에 비해 눈에 띄게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고, 그 중 대다수인 80.6%는 완만한 회복세를, 11.1%는 급속한 회복세를 예측했다.
절반 이상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3% 구간까지 떨어질 것으로, 25%는 3~4%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적으로 대다수 펀드매니저들은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성장 속도는 코로나19 사태 발생 전과 비교해 크게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증시와 관련해서는 47.2%의 펀드매니저가 A주(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된 주식)의 주가는 적정 수준에서 평가되고 있다고 판단했고, 30.5%는 저평가 되고 있으며 장기적인 투자가치를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대다수는 하반기 상하이종합지수가 3000선 대를 상회하는 장세를 자주 연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홍콩주와 관련해서는 75%의 펀드매니저가 홍콩 주식이 저평가 또는 매우 저평가되고 있다고 판단했고, 이에 향후 주가 상승 여지가 큰 만큼 장기적인 투자가 가능한 종목을 중심으로 저점 매수 기회 포착에 집중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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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정글로벌펀드(興證全球基金∙AEGON-INDUSTRIAL FUND)의 둥청페이(董承非) 펀드매니저는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상반기 전세계 주류 중앙은행들은 양적 완화 기조를 이어왔고, 이를 통해 시장의 유동성은 매우 풍부해진 상태"라면서 "자본시장에 있어 홍콩주, A주, 미국주는 모두 명확한 구조적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평가된 업종 또는 향후 확실한 투자 기회가 예상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구조적 장세'란 주가 지수가 크게 상승하거나 하락함이 없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일부 종목은 뚜렷한 강세를 나타낸 반면, 대다수 종목은 상승하지 않거나 소폭 상승하는 장세를 의미한다. 이는 올해 상반기 중국 증시 흐름의 주된 특징으로, 다수의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에는 더욱 최적화된 구조적 장세 흐름이 연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베스트 펀드(嘉實基金)의 리진찬(李金燦) 펀드매니저는 "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장기 보유할 수 있는 '고정수익형 상품'을 선별해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평했다. 여기서 말하는 고정수익형 상품은 채권, 채권형펀드, 통화형펀드, 신탁상품 등으로 수익률은 적지만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적은 안정적 투자 상품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상반기 크게 위축됐던 투자 심리와 관련해서는 가장 많은 41.7%의 펀드매니저들이 여전히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 심리는 경제 상황에 큰 영향을 받는 만큼, 코로나19 사태 발생 전과 비교해 경기가 급격히 둔화된 상황에서 많은 투자자들은 여전히 현금 자산을 모으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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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는 제약바이오, 신형인프라(5G, 데이터센터, 인공지능 등), 전기차의 3대 업종 투자에 나설 것을 추천했다. 제약바이오 업종을 추천한 펀드매니저는 56.5%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고, 이어 신형인프라(51.9%), 전기차(43.5%)의 순이었다.
농업은행(ABC)-CA펀드의 자오웨이(趙偉) 펀드매니저는 "코로나19 영향 하에 대다수 업종은 주가 회복세가 크기 않는 반면, 제약 업종은 비교적 확실한 투자 기회가 보인다"고 강조했다.
난팡펀드(南方基金)의 장추제(蔣秋潔) 펀드매니저는 "신형 인프라 분야는 현재 및 미래 중국 경제 발전 방향에 부합하는 동시에, 과학 기술주 중에서도 가장 큰 성장세가 기대되는 업종"이라면서 "하반기 신형 인프라 업종을 대표하는 우량 기업이 대거 탄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첸하이카이위안펀드(前海開源基金)의 추제(邱傑) 펀드매니저는 "전기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기존의 전통 자동차 제조업들도 전기차 중심으로 생산 모델을 전환하고 있다"면서 "향후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이 고속 성장하면서 더욱 많은 투자 기회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했다.
pxx1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