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코로나19(COVID-19)로 경영 타격을 입은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 연방정부가 내놓은 급여대출프로그램(Paycheck Protection Program·PPP)이 일부 헤지펀드와 명품 기업들에 가는 등 엉뚱한 곳에 쓰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과 다른 기타 자산유동화증권에 2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셈퍼캐피털매니지먼트와 뮤추얼 펀드 매니지먼트 회사 도미니임팩트매니지먼트, 브레베트홀딩스, 트루보웰스매니지먼트 등 일부 투자 회사들이 PPP 승인을 받았다.
PPP프로그램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미 의회가 지난 3월 말 통과시킨 2조2천억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 패키지 중 하나다. 대출 형태로 지급되지만 사업주가 근로자들의 급여 지급이나 임대료 등 지정된 지출에 사용하면 보조금으로 전환된다.
미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까지 총 PPP 승인 건수는 16만8462건으로, 이중 금융·보험사가 지원받은 규모는 122억달러다. 전체 지원 금액의 2.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투자 회사들이 지원받은 규모는 포함하지 않았다.
모든 투자회사가 PPP 지원을 받기에 부적절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예컨데 코언앤드컴퍼니의 경우, 지난 5월 220만달러 PPP 융자를 받았는데, 자사의 공공자본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부족하고 시가총액이 적어 직원 급여 지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소기업들이 코로나19 타격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의회가 고안한 PPP가 법무법인, 대형 식당 체인 등 부유하고 정치적으로 연계된 회사들에게 5210억달러나 지급됐다"고 보도했다.
법률 회사 보이스쉴러플렉스너와 언론사 뉴스맥스 미디어, 미국식 중국 음식 체인점 피에프챙(P.F. Chang) 등 여럿 있다. 특히, 뉴스맥스 미디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후원자 크리스토퍼 루디가 운영하는 언론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딸이자 백악관 선임 고문인 이방카 트럼프가 졸업한 코네티컷주의 명문보딩스쿨 '초트 로즈메리 홀'(Choate Rosemary Hall)도 PPP 승인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밖에 뉴욕 소재 캐롤라니아 헤레라, 베라 왕, 래그 앤드 본, 앨리스 + 올리비아, 모다 오페란디 등 여러 명품 패션 브랜드들도 적게는 500만달러에서 1000만달러까지 PPP 대출을 받았다는 것이다.
최근 미 법무부는 PPP 부정 수급자 단속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브라이언 벤초스키 법무차관은 지난 2일 "부정 수급이 판을 치고 있다"며 "중소기업청(SBA)으로부터 대출 승인을 받은 기업들의 임직원에 대한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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