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엽 심지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삼성전자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6분기 만의 최고치로 매출 감소세 속에서도 또 한 번 삼성전자의 위기 관리 능력이 빛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가 2분기 매출액 52조원, 영업이익 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7.36% 감소했고 직전 분기 대비 6.02% 줄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2.73% 늘었고 직전분기 대비해서는 13.41% 증가했다.
8조원대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이다. 증권업계가 예상한 삼성전자 2분기 매출액은 51조원, 영업이익은 6조원대 중반이었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삼성전자 실적 추이. 2분기는 잠정 실적. 2020.07.07 sjh@newspim.com |
◆ 영업이익률이 15.6%, 2018년 4분기 이후 최고
매출 규모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압도했다. 이에 따라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인 영업이익률이 15.6%로 2018년 4분기 24.2% 이후 가장 높았다.
삼성전자 실적 호조에는 반도체의 견조한 수요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비대면 경제 활성화로 서버와 PC 수요가 증가하며 반도체 가격이 상승한 점이 매출 감소세를 제한했다. 특히 IT 세트 제조사들이 부품 재고 확충에 나서면서 반도체 등 부품 부문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스마트폰, TV, 생활가전 등 세트사업 역시 예상보다 매출 감소세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수빈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던 세트 수요가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오프라인 매장이 재개장되며 6월부터 스마트폰 출하량이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또한 전체 매출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알뜰한 살림살이로 비용 통제에 나선 것이 영업이익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무선·가전사업부의 경우 매출 감소세를 피할 수 없었지만 오프라인 매장 폐쇄로 인한 마케팅 비용이 절감되며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높은 환율도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코로나 발생 초기인 1분기보다는 덜하지만 2분기에도 달러/원 환율은 1200원대를 웃돌았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가에서도 예상했듯이 서버향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견조했던 덕분"이라며 "세트 쪽 실적도 전년에 비해서는 나쁘지만 당초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면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 관계자는 "세트 쪽은 매출은 줄었지만 비용 집행도 함께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많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김학선 기자 yooksa@ |
◆ 3분기 메모리 반도체 수요 낙관 힘들어…신중론 우세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3분기 전망은 밝지 않다. 이미 고객사들이 충분히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3분기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실물 경기 침체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가늠하기 어려워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의 회복을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문지혜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부터는 메모리 전 응용분야에서의 수요가 감소하며 D램, 낸드플래시 제품의 판매가격이 각각 -5%, -1% 감소하고 출하량의 감소도 동반될 예정"이라고 내다봤다.
문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전세계 스마트폰 생산량은 상반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현재 주로 채용되는 모바일 D램인 LPDDR4의 경우 주요 고객사 보유 재고 및 채널 재고 수준이 높은 수준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분기 예상이 어렵지만 영업이익이 9조원 이상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는 다소 정체 되겠지만 스마트폰 실적과 DP(디스플레이)부문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잠정실적은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기 위한 차원에서 제공되는 것으로 삼성전자 전체의 매출과 영업이익 수치만 밝히고 사업부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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