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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엽 장군 마지막 길이 편치 않다…대전현충원·친일 논란 가중

기사등록 : 2020-07-1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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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냐 서울이냐…정치권부터 軍·시민단체 '시끌'
정부·유족 "서로 협의 하에 대전현충원 안장 결정했다"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지난 10일 타계한 고(故) 백선엽 장군(예비역 육군 대장, 전 육군참모총장)의 마지막 길이 편치 않다. 장지로 국립대전현충원이 결정됐는데 이에 대한 적절성 논란이 일어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의 친일 행적을 이유로 현충원 안장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돼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13일 국방부·국가보훈처 등에 따르면 백 장군은 오는 15일 영결식 이후 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그러나 미래통합당을 비롯해 대한민국육군회, 대한민국재향군인회,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 등 예비역 단체들은 백 장군에 대한 예우가 아니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대전현충원 현충탑 [사진=대전시]

'국립서울현충원 vs 대전현충원' 안장 논란 

이들은 백 장군이 6·25 참전 용사들과 전우들이 묻힌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백 장군을 대전현충원에 안장하려 하는 것은 6·25전쟁 영웅에 대한 예우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이들 중 일부는 지난 2013년 별세한 베트남전 영웅 채명신 장군(예비역 육군 중장)의 사례를 들며 백 장군이 홀대를 받고 있다고 성토하기도 했다.

채 장군의 경우 서울현충원 사병 묘역에 안장됐는데, 정부에서 "서울현충원 장군묘역이 꽉 차서 대전 현충원 장군 묘역에 모시는 것"이라고 하자 "그러면 백 장군도 서울현충원 사병 묘역에 모시면 되는 것 아니냐"며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채 장군과 백 장군은 엄연히 다른 경우라는 것이 정부측 입장이다.

실제로 채 장군은 생전에 "베트남전 파병 장병과 함께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긴 바 있고, 그에 따라 서울현충원 사병 묘역에 안장한 것이다. 그러나 백 장군의 경우 그런 유언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유족도 그런 요청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유족과 협의 하에 대전현충원을 장지로 결정했다는 것이 정부측 설명이다.

백 장군의 장남인 백남혁 씨도 지난 1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생전 대전현충원 안장에 만족했다"며 "서울이나 대전이나 다 대한민국 땅이고 둘 다 현충원이다. (유족이 서울 현충원 안장을 요구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은) 명백히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고(故) 백선엽 장군 빈소가 마련돼 있다. 2020.07.12 dlsgur9757@newspim.com

◆ 현충원 안장 자체 반대 목소리도 "친일 행위자, 야스쿠니 신사나 가야"
    국방부·보훈처 "현충원 안장 문제 없다"…백 장군 생전 공적 고려한 듯

백 장군의 현충원 안장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의 생전 친일 행적이 그 이유다. 그는 일제강점기 시절 간도특설대로서 독립군을 토벌한 행적이 있어 친일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2009년 정부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에 의해 '친일 반민족 행위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독립운동가 후손 및 유족 단체인 광복회와 25개 독립운동가 선양단체 연합인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 등은 백 장군의 현충원 안장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심지어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백 장군이 묻힐 곳은 현충원이 아니라 야스쿠니 신사"라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뿐만 아니라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도 이날 백 장군의 대전현충원 안장을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대전지법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국방부, 보훈처 등 정부는 "백 장군의 현충원 안장은 절차에 따른 것으로써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방부 관계자는 백 장군 현충원 안장 반대 논란에 대한 입장 표명 요청에 "보훈처가 유족과 협의해 결정한 것으로 국방부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백 장군 별세 다음 날인 11일 오후 추모 메시지를 통해 "백 장군님은 6·25전쟁의 고비마다 진두지휘하시며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고 오늘날의 굳건한 한미동맹과 강한 군을 건설하는 데 초석을 다져 주신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백 장군의 생전 공적을 고려할 때 그가 현충원 안장될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이 국방부의 공식 입장인 것으로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한 군 관계자는 "국방부 장관의 이같은 메시지가 있었다면 국방부도 백 장군 현충원 안장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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