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케이뱅크에 대한 BC카드의 대주주적격성 심사 결과에 금융권 관심이 쏠린다. 관건은 BC카드의 모회사인 KT를 대신해 대주주로 올라서려는 일명 '우회 지배'에 대한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케이뱅크 영업 정상화를 위해 향후 지속적인 자본확충이 필수적인데 BC카드가 이를 감내할 수 있냐는 것. 규제 우회로 특혜를 제공한다는 논란도 겹쳐 금융당국의 셈법은 조금 복잡해 보인다.
서울 광화문 더트윈타워에 위치한 케이뱅크. |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비씨카드의 케이뱅크 대주주적격성 심사 결과를 이르면 22일 정례회의 후 발표한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현재 금감원에서 심사 과정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정해진 기일 내에 심사가 완료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앞서 BC카드는 지난 5월 8일 금융위에 케이뱅크 주식을 최대 34%까지 보유할 수 있게 해달라는 내용의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신청했다. 통상 대주주적격성 심사가 60영업일 내에 마무리되는데 이미 상당 시간이 소요된 만큼 오는 22일 정례회의에 해당 안건이 상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심사가 다소 지연된 상황은 케이뱅크의 경우 주요 주주사 중 하나인 우리은행이 최근 증가 참여 결정을 미룬 점이 변수로 작용한 탓이다. 주요 주주사가 BC카드 주도의 케이뱅크 운영에 물음표를 던지며 금융당국 내에도 관련 대주주 역할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를 두고 장고를 거듭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후발주자인 카카오뱅크와의 자본금 격차가 현재 4배 가까이 벌어진 상황에 경영정상화를 위해선 최소 1조원 이상이 투입돼야 할텐데 BC카드가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혁신금융의 마중물인 인터넷은행이 더 이상 표류하는 상황을 금융당국 역시 원치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 일각에서도 BC카드의 대주주 역할론에 대해 회의적인 기류를 제기한다. BC카드의 자본여력으로는 당장 몇 번의 자본확충만 주도할 수 있을 것이란 반응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BC카드의 현금성 자산은 2107억원에 불과하다.
이동선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1실 책임연구원은 "케이뱅크의 경우 지속적인 자산확대를 위해선 추가 유상증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BC카드의 케이뱅크 참여에 대해선 모니터링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자회사를 통해 규제를 회피하려고 한다는 비판도 금융당국 입장에선 부담이다. 인터넷은행특례법 개정안이 통과됐음에도 불구하고 KT가 대주주 자리를 포기한 것은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으로 6개월 마다 실시되는 금융당국의 대주주적격성 심사가 큰 부담으로 자리한 탓이다.
국회 심의과정에서 과도한 특혜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공정거래법상 결격사유 조항이 유지된 것인데 KT의 경우 언제든 대주주적격성 심사에서 발목이 잡힐 수 있어 BC카드를 통한 우회지배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시민단체들은 이 부분을 집중 거론하며 '특혜'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같은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선례'를 감안하면 BC카드에 대한 대주주적격성 심사도 무난히 통과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해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우회증자 전략을 통해 카카오뱅크 대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한투지주는 당초 한국투자증권에 카카오뱅크 지분을 넘기려 했으나 한투증권의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으로 결국 손자회사인 한국밸류투자자산운용을 2대 주주로 내세웠고 금융위는 이를 승인했다. 만약 금융위가 BC카드에 대해 다른 결정을 내릴 경우 '차별'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한편 대주주적격성 심사가 무사히 통과될 경우 케이뱅크는 오는 28일 예정된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영업 정상화'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된다. 케이뱅크는 지난 13일 가계대출상품 3종을 선보이며 무려 15개월 만에 대출영업을 재개했다.
케이뱅크는 향후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 등 신규상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김태진 케이뱅크 마케팅본부장은 "모바일로 보다 쉽게 받을 수 있는 아파트담보대출 등 금융·정보통신기술 융합 기반의 혁신 상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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