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국제유가가 16일(현지시간) 하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10개 비회원국 연합체 OPEC+가 8월부터 감산 규모를 줄이기로 하면서 유가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45센트(1.1%) 하락한 40.75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9월물은 42센트(1.0%) 내린 43.37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OPEC+는 8월부터 감산 규모를 현행 하루 970만 배럴에서 770만 배럴로 줄이기로 합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더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과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석유 전쟁 속에서 마이너스(-) 영역까지 내려갔던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선을 회복하며 원유시장이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났다는 판단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율리우스 베어의 노베르트 러커 경제 연구 책임자는 로이터통신에 "원유시장에서 상황이 정상화하고 있다"라면서 "석유 생산 국가들은 원유 수요가 반등하고 과잉공급이 완화한다는 조짐을 학인하면서 생산 제한의 부분적 해제를 발표했다"고 분석했다.
러커 책임자는 "경제 회복이 공급보다 수요에 우위를 두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셰일유 생산시설 [사진=블룸버그] |
전 세계적으로 주식이 약세를 보인 점 역시 유가 하락 요인이 됐다. 세븐스 리포트 리서치의 타일러 시치 공동 편집장은 "OPEC+의 결정 이후 원유 선물은 주식시장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라면서 "위험 자산에 있어 가장 큰 위협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제 봉쇄 물결"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소비 지표도 유가에 부정적이었다. 중국의 6월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사우디 에너지 장관인 압둘아지즈 빈 살만 왕자는 8~9월 생산량이 810만~83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라크와 나이지리아 등 앞서 감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았던 나라들이 8~9월 추가 감산에 나서면서 감산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ING의 분석가들은 3분기 브렌트유가 평균 40달러, 4분기 50달러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전 세계 원유시장이 천천히 재균형을 찾아가고 있다면서 향후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선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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