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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쌍용차도 기안기금 신청 안 해... 보름간 '0건'

기사등록 : 2020-07-22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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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9대 업종 확대에도 지원 기업 없어
"기안기금 신청하면 오히려 '낙인효과'"
기안기금채권 발행도 무기한 연기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산업은행이 기간산업안정기금 접수를 시작한지 2주가 지났지만, 아직까지 신청기업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유동성 부족을 호소하는 기업들은 많지만, 깐깐한 조건 때문에 신청이 꺼려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신청하는 것 자체가 손해라는 의견도 나온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7일 접수를 시작한 이래 기안기금을 신청한 기업은 없었다. 기안기금은 기업이 주채권은행에 신청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접수된 신청서가 없다고 산업은행 및 주요 시중은행들은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5월 2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기안산업안정기금 출범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왼쪽에서 네 번째)을 비롯한 기금운용심의회 위원들의 모습.2020.06.08 rplkim@newspim.com

기안기금 심의위원회가 지원 업종을 항공·해운에서 자동차·조선·기계·석유화학·정유·철강·항공제조의 9대 업종으로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조건이 까다로워 신청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안기금 지원대상 1호' 기업으로 꼽히던 대한항공이나, 최근 상황이 악화된 쌍용자동차까지도 신청을 미루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 5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지원받음 1조2000억원까지 기안기금으로 대체할 것이란 의견까지 나왔던 만큼, 기안기금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크게 줄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안기금도 대출인데, 현 시점에서는 유상증자도 성공적이고 기내식사업 매각도 진행하고 있어 기안기금을 신청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자금흐름상 필요한 시점이 있다면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기안기금 신청을 위해서는 총차입금 5000억원 이상, 근로자 300인 이상인 기업이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 등을 설명해야 한다. 또한 ▲6개월간 고용 90% 이상 유지 ▲지원에 앞서 자산매각 등 유동성 확보 노력 ▲지원기간 중 주주배당 금지 등 지원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기업 이익 공유도 부담이다. 기안기금은 '총 지원금액의 최소 10%는 주식연계증권(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취득 형태로 지원'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기업가치가 오를 경우 이익을 공유하겠다는 취지이나, 이는 대주주의 경영권 방어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대출금리도 '조달금리와 신용위험 등을 감안해 은행 금리체계를 준용하여 산정' 하기로 한 만큼 시중은행 대출에 비해 크게 유리하지 않을 전망이다.

현 상황에서 기안기금을 신청할 경우 오히려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이란 의견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안기금을 신청하게 되면 자본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안 되는 기업이라는 낙인이 찍힌다. 앞으로도 회사채 발행 등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정말 어려운 기업이 아닌 이상 신청할 이유가 없다. 올해 3~4분기까지 기다려 봐야겠지만 신청 기업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안기금 지원이 지연되면서 기안기금채권(기금채) 발행도 미뤄지고 있다. 산업은행은 기안기금채권(기금채) 발행을 통해 지원 자금을 마련할 계획인데, 신청 기업이 없어 발행 규모도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산은 관계자는 "미리 기금채를 발행할 경우 자금의 미스매치가 발생하기 때문에, 신청 상황에 맞춰 발행을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bjgchin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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