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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실질금리 '서브 제로' 자산 인플레 부추긴다

기사등록 : 2020-07-24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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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영역으로 하락, 사상 최저치에 근접하면서 전세계 자산시장에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무엇보다 달러화 약세가 실질금리 하락과 가장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있고, 금과 은을 필두로 한 상품 가격 상승으로 파장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와 함께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으로 시장 자금이 홍수를 이루는 상황도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실질금리가 바닥권으로 떨어진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미 연방준비제도 본부 [사진=로이터 뉴스핌]

연방준비제도(Fed)가 제로금리 정책을 상당 기간 유지하는 한편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2.0%를 뚫고 오르는 상황을 용인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만큼 저금리를 축으로 한 자산시장의 과열이 지속될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미국 5년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1.16%로 하락했다. 이는 7년래 최저치에 해당한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10년 실질금리 역시 마이너스 0.9%까지 밀린 상황. 이는 8년 전 유로존의 부채 위기 이후 최저치다.

연준이 지난 3월 제로금리 정책을 부활시킨 한편 자산 매입과 기업 대출 등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초저금리의 장기화 가능성과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최근 실질금리를 더욱 가파르게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모간 스탠리의 짐 캐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실질금리가 가라앉는 것은 금융시장에 유동성이 지속적으로 공급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금리인상에 대해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통화정책 노선 변경에 대해 선을 그었고, 그 밖에 연준 정책자들도 일제히 비둘기파 행보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0.6% 내외에서 안정적이 흐름을 보이는 반면 실질금리가 떨어진 데 대해 일부 시장 전문가는 연준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연준은 장기 금리를 일정 수준에서 유지하기 위한 일드커브 통제를 저울질하는 등 실제로 추가적인 통화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0%를 상회하더라도 정책자들이 서둘러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실질금리 하락을 부추긴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금리를 축으로 자산시장이 크게 들썩이고 있다는 점이다. 3월 저점 이후 급반전을 이룬 뉴욕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진화되지 않았지만 연간 기준 상승세로 돌아섰다.

금값은 온스당 1900달러에 근접, 연초 이후 24% 급등하며 2011년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고, 은 역시 온스당 23달러 선으로 상승, 2013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은값은 올들어 29% 급등했다.

스프로트의 피터 그로스코프 최고경영자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미국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금과 은을 포함한 금속 상품의 투자 매력이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달러화가 3월 기록한 연중 고점에서 불과 4개월 사이 8% 급락한 것도 금리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최근 국제 유가 반등과 신흥국 자산시장의 강세 흐름도 미국 실질금리 하락이 도화선이 된 것으로 진단된다.

프랭클린 템플턴 채권의 소날 데사이 최고투자책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연준이 팬데믹의 장기적인 경제 충격에 정책 초점을 두고 있다"며 "연준이 자산시장 전반에 군불을 지피는 셈"이라고 말했다.

 

higrace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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