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김사헌 기자 = 중국이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주재 미국 영사관 폐쇄를 지시했다. 미국이 텍사스 휴스턴 주재 중국 영사관 폐쇄를 지시하자 나온 맞대응이다.
24일 중국 신화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이날 청두 주재 미국 영사관 폐쇄 관련 성명을 내고, "중국이 취한 조치는 미국의 정당하지 못한 행동에 대한 정당하고, 필요한 대응이다. 이는 국제법, 국제관계의 기본규범과 관례적인 외교 관행에 부합한다"고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중·미 관계의 현 상황은 중국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며, 이 모든 책임은 미국에 있다. 우리는 미국이 잘못된 결정을 즉각 철회하고 양국 관계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만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의 맞대응은 미국이 지난 22일(현지시간)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를 지시했다는 소식이 나오고 이틀 만에 나온 것이다. 미 국무부는 미국의 각종 연구 등 지식재산권과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중국과 신냉전을 거론하며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이 "첩보와 지식재산권 절도의 중심지(hub·허브)"였다고 발언했다.
미국의 지시대로라면 휴스턴 주재 총영사관은 현지시간으로 24일 오후까지 퇴거해야하지만 차이웨이(蔡伟) 휴스턴 주재 총영사가 이를 거부하고 나섰다. 그는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 등 여러 미 매체와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오늘도 여전히 정상 운영되고 있어서 내일 어떤 일이 생길지 지켜볼 것"이라며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정상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알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언제든지 추가로 중국 영사관 폐쇄가 가능하다"고 발언한 바, 무역전쟁을 넘어선 '영사관 전쟁'(The Consulate War)으로 치닫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윤선 선임 펠로우는 닛케이아시안리뷰에 "휴스턴 주재 영사관 폐쇄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러나 최근 미·중간 갈등 진전 형태의 상당 수는 전례가 없던 건 마찬가지"라며, "영사관 폐쇄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특히 외교관계를 단절하는 것이 향후 전쟁으로 이어지는 양국 관계의 '긴장 강화 사다리'에 있는지 궁금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미국은 청두, 우한을 비롯해 광저우(广州), 상하이(上海), 선양(瀋陽) 등 중국에 5개의 영사관을 두고 있다. 중국은 미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해 뉴욕,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휴스턴 등에 영사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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