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강변에 아파트만 늘어서서 '여기는 단가가 얼마, 몇평 짜리…이런 천박한 도시를 만들면 안되는 것"이라고 한 발언의 여파가 26일에도 계속됐다. 여야는 주말에도 공방을 주고 받았다.
이 대표는 지난 24일 국가균형발전과 관련한 강연에서 이같이 발언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행정수도 이전 추진을 공식화한 상황에서 이같은 발언은 수도 이전으로 인한 위상 하락을 우려하는 서울 시민들의 감정을 자극한 셈이 돼 논란이 커졌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leehs@newspim.com |
민주당은 송갑석 대변인의 26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국가균형 발전과 행정수도 완성을 주제로 국민과 소통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래통합당은 강연의 전체 문맥은 무시한 채 특정 발언만을 문제 삼아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고 해명했다.
송 대변인은 "지금은 말꼬리를 잡을 때가 아니다.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미래통합당의 명확한 입장은 무엇인가"라며 통합당의 명확한 의견을 물었다.
그러나 야당은 이 대표의 이같은 발언을 맹공격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부터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세금폭탄을 맞은 국민들이 급기야 '나라가 니꺼냐'고 묻고 있다"며 "뜬금없는 행정수도 이전으로 봉창 두드릴 일이 아니다"고 포문을 열었다.
주 원내대표는 "국민을 향해 육두문자를 내뱉고 '천박한 서울'이라며 막말을 서슴지 않는 여당 대표님도,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 수사심의위를 맹비난하고 나서는 여당 의원들도 모두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라며 "국민들이 왜 분노하고 있는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라고 힐난했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지난 총선 때는 부산을 초라하다고 하더니, 이제는 대한민국의 상징이자 글로벌 10대 도시, 서울을 졸지에 천박한 도시로 만들어버렸다"며 "총선에서 압도적 지지로 서울 민주당 의원들이 받은 표는 그럼 천박한 표인가"라고 되물었다.
김 대변인은 "막말 폭탄으로라도 정책 실패를 덮고자 하는 신종 부동산 대책으로 여겨진다"며 "대한민국 이 좁은 땅덩어리마저도 갈라치는 집권당 대표의 부끄러운 발언. 우리당이 대신 국민들께 사과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정의당 역시 김종철 선임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설사 이해찬 대표의 속내를 인정한다고 해도 이번 발언은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행정수도 이전과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중대한 논의가 본격 시작되려고 하는 지금, 집권여당 대표의 부적절한 발언은 건강한 토론을 가로막을 수 있다"며 "진지한 토론 이전에 감정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 이해찬 대표가 향후 이러한 문제에 대해 신중하게 발언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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