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윤상현 무소속 의원은 28일 "2000년 김대중-김정일 남북 정상회담의 대가로 북한에 3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는 비밀 합의서가 공개됐다"며 "이 문제가 명백해 규명되기 전까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임명을 보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합의서에 있는 서명자는 당시 남북협상 대표였던 박지원 현 국정원장 후보자"라며 "핵심은 이 비밀 합의서의 진위 규명이다. 사실이라면 국정원에 원본이 보관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지난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열린 본인의 인사청문회에서 관계자에게 자료를 요청하고 있다. 2020.07.27 kilroy023@newspim.com |
그는 "박 후보자 본인도 '서명한 사실이 있다면 국정원장 후보직을 사퇴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사실 확인은 피할 수 없다"며 "단 진위 규명은 오직 사실 그대로만 이뤄져야 한다.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개입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사실이라면 남북이 서로 교환한 원본의 다른 한 부는 북측 손에 있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사실과 다른 결과에 이르면 그로 인해 현 정권이 통째로 김정은 정권의 포로가 될 수도 있다"며 "박 후보자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의 문제"라고 말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전날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4.8 남북합의서' 외에 이면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주 원내대표가 공개한 이면 합의서에는 "남북이 민족화해와 협력, 공동번영 및 인도주의 협력의지를 담아 남측이 북측에 25억원 규모 투자 및 경제 협력 차관을 사회 간접부분에 지출한다. 남측은 인도주의 정신에 입각해 5억 달러 를 제공한다. 실무 작업은 차후 합의한다"고 쓰여 있었다.
또 대북 특사 자격으로 베이징을 찾은 박지원 당시 문화광광부 장관과 송호경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의 서명이 담기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 후보자는 "저를 모함하기 위해, 김대중 정부를 모함하기 위해 위조했다"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대북송금 특검이 덮어줬을리도 없다. 국정원 간부 통해 확인해보니 그런 것은 없다고 했다"고 답했다.
박 후보자는 이어 "원본을 주면 검경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겠다. (의혹을 제기한) 야당이 확실히 책임져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