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내연기관차 부품을 만드는 현대위아의 '미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를 비롯해 유럽 등 주요 완성차 시장을 중심으로 전기차와 수소차 등 미래차 전환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서다.
현대위아 서산공장 [사진=현대위아] |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현대위아 매출액 전망치는 작년보다 12.97% 줄어든 6조3659억원이다. 2019년(-7.18%)에 이어 2년 연속 매출액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당장 2분기 실적도 부진했다. 연결 기준 2분기 매출액 1조2137억원, 영업적자 38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5.9%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2분기 실적 부진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에 따른 현대차그룹 글로벌 공장 가동률 하락이 가장 큰 원인이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자동차 부품사업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엔진 등 내연기관차 구동을 위한 핵심 부품 매출 비중이 작년 기준 90%에 달해 완성차 시장 전환을 앞두고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현대위아는 시장 변화에 맞춰 사업 재편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까지 전기차 통합열관리시스템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고, 친환경차용 사륜구동(4WD) 시스템은 2023년 개발을 목표로 잡았다. 앞서 지난해에는 주요 구동부품 중 하나인 기능통합병 액슬(IDA)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납품하고 있다.
통합열관리는 내연기관차의 냉각수 시스템을 대체하는 동시에 차량 공조 등을 담당하게 된다. 배터리 수명 등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주요 전기차 부품으로 꼽히는데, 현재 현대차그룹 전기차 공조 등을 납품하는 한온시스템과 내년부터 본격적인 경쟁체제가 예상된다.
친환경차용 4WD는 전 세계 업체들이 개발 중인 가운데 현대위아도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아직 전기차에 4WD 적용 사례는 없지만 향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고급차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IDA의 경우 엔진이나 배터리에서 만든 동력을 바퀴로 전달하는 부품으로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에 모두 사용된다. 기존에 축으로 쓰이는 '드라이브 샤프트'와 이를 바퀴에 연결하는 '휠 베어링'을 하나의 부품으로 만든 것으로, 부품 연결로 인한 불량을 차단하는 동시에 강성을 높였다. 무게를 10% 이상 줄였고 승차감과 소음 등에서도 향상된 성능을 발휘한다는 설명이다. 우선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핵심인 전용플랫폼(e-GMP) 최초 적용이 확정됐고, 이후 차종을 늘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현대위아의 미래차 전략에 대해 의구심도 내비치고 있다. 친환경차 부품시장에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만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위아는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비중이 수년째 1%가 안돼 신규 사업 진출이 유의미한 이익 기여로 이어질지 의문"이라며 "2023년부터 관련 매출이 나오겠지만 수익성 확보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현대위아 역시 장기적인 시장 재편에 대비하고 있지만 고민은 여전하다. 전기·수소차로의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지만 최소 10년 이상 내연기관차와 친환경차가 공존하는 체제가 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기존 사업을 놓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빠르게 전기차로 바뀌는 선진국 시장과 달리 개발도상국은 전기차가 성장할 여력이 높지 않다는 점 역시 급격한 사업 전환을 더디게 하고 있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지역별로는 개도국에서 전기보다 석유값이 훨씬 싸기 때문에 전기차로 급격하게 넘어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봐야 한다"며 "인도 등 완성차업체들이 공략하는 시장을 중심으로 내연기관차 역시 지속적으로 판매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시장 재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내연기관 종말까지는 아직 20년 이상 남았다고 봐야 한다"며 "당장은 아니지만 친환경차 시장 성장에 맞춰 관련 제품개발을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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