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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의 '플랜B'…'알짜' 자회사 분리 매각 추진

기사등록 : 2020-08-0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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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에어서울에 자금투입 '선 정상화 후 매각'
아시아나세이버 등 '알짜' IT자회사는 매각 수월 전망
아시아나항공은 운용리스 줄여 부채 감축에 집중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사실상 통매각이 불발된 아시아나항공이 이른 시간 내 '플랜B'를 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플랜B의 핵심은 알짜 자회사의 분리 매각으로, 통매각을 추진했던 아시아나항공과 6개 자회사 중 알짜 회사는 우선 매각하고,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자금을 투입해 정상화를 모색한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대규모 부채의 원인이었던 리스항공기를 반납하는 등 체질개선에 속도를 낸다.

[영종도=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이 멈춰 서있다. 2020.04.22 mironj19@newspim.com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체제가 본격화되면 자회사의 분리매각 추진에 나설 예정이다.

◆산은 최대 주주로, LCC에 자금 우선 투입..에어부산은 매각 가능성도

통매각이 완전히 무산되면 채권단은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영구채 8000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럴 경우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 지분율 36.99%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된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는 금호산업(30.77%)이다.

채권단은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쳐 부실 자산을 정리하고, 공적 자금을 투입한 뒤 새 인수자를 찾는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핵심은 6개 자회사를 통매각하려 한 계획을 바꿔 이들 자회사를 우선 분리 매각해 덩치를 줄인다는 것이다. 당초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아시아나개발, 아시아나세이버, 아시아나에어포트 등 6개 자회사를 통매각하려 했다. 

채권단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보면, 먼저 LCC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자금을 투입해 우선 정상화를 추진하고 매각 절차를 밟는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새 인수자를 찾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매각 가능성은 아시아나항공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에어서울보다 55%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에어부산이 높게 점쳐진다. 에어부산은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부산 향토기업으로 만들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서다.

에어부산은 설립 당시 아시아나항공이 자본금의 46%, 부산시가 5%, 부산지역 기업체들이 49%를 투자했다. 현재 최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이 55%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부산지역 기업체들과 소액주주 등이 차지한다. 

현재 에어부산의 시가총액은 1979억원으로, 부산지역 기업체들이 55%에 해당하는 약 1100억원과 경영권 프리미엄을 등을 더하면 인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지난 1분기 기준 2064%에 달하는 부채비율 해소가 우선시 돼야 한다는 입장이라 변수는 남았다.

◆'알짜' IT자회사는 매각 가능성 높아..지상조업사는 '불투명'

채권단과 아시아나항공은 IT계열사인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세이버 등 알짜 자회사를 매물로 내놓으면 원매자들이 빠른 시간 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장사인 아시아나IDT의 시가총액은 2436억원으로, 아시아나항공이 주식 76%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2461억원의 매출을 올려 11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특히 아시아나IDT를 주목할 만한 이유는 아시아나항공이 아시아나IDT를 통해 사실상 금호리조트를 지배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호리조트는 통영, 화순, 설악, 제주에 리조트를 보유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기존 레저사업과 금호리조트의 시너지에 큰 관심을 보인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구안을 마련 중이 대한항공도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호텔사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어 아시아나IDT와 금호리조트 매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항공예약 발권시스템을 운영하는 아시아나세이버도 원매자들의 큰 관심을 받을 매물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298억원의 매출과 8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이 30%에 달하는 알짜 사업이다.

항공사들의 발권시스템 자회사들은 영업이익률이 높아 기업공개(IPO) 요구도 높은 만큼 매각 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이 회사는 아시아나항공이 8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모습. 2019.04.15 kilroy023@newspim.com

지상조업업체인 아시아나에어포트와 아시아나개발도 매각작업이 어렵지 않다. 모두 아시아나항공이 100% 소유하고 있다. 이들은 흑자를 기록 중인 자회사들이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지상조업사들의 일감도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당장의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아시아나에어포트는 지난해 2956억원의 매출과 14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운용리스부채 줄이기 주력

아시아나항공은 HDC현산이 문제를 제기한 운용리스부채 감축을 우선 추진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를 빌려쓰면서 임차료를 내는 운용리스 비율이 62%로, 대한항공(20%)에 비해 높다.

과거에 운용리스는 금융리스와 달리 리스료만 비용으로 회계처리했다. 하지만 지난해 새 회계기준(IFRS16)이 도입되면서 기존 임차료 대신 감가상각비와 리스 부채에 대한 이자비용을 반영해야 한다. 부채가 크게 늘어난 이유다. 여기에 항공기 반납시 정비 의무도 있어 정비비도 부채로 인식됐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운용리스기의 순차적 반납과 금융리스로의 전환으로 정비비·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항공기 도입 구조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기종 단일화가 이뤄질 전망으로 이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도 가능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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