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검사장급 인사 직후 사표를 낸 문찬석(59·사법연수원 24기) 광주지검장이 검찰 선·후배에게 마지막 당부의 말을 전하면서 추미애(62) 법무부 장관을 향해 또 다시 뼈있는 일침을 날렸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문 지검장은 이날 오전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검찰 선·후배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당부의 글을 올렸다.
7일 단행된 검찰고위간부 인사에서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에 전보된 문찬석 광주지검장. [사진=광주지검 홈페이지] |
문 지검장은 지난 7일 법무부가 발표한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 인사에서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좌천성 전보 조치가 나자 곧바로 사직서를 냈다. 이날은 문 지검장의 마지막 출근일이다.
문 지검장은 글에서 "눈치 보고 침묵하고 있다가 퇴임식에서 한두 마디 죽은 언어로 말하는 것이 무슨 울림이 있겠나"면서도 "정치의 영역이 검찰에 너무 깊숙이 들어오는 것 같아 염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청법에 규정된 총장의 지휘·감독권이 무너지면 그 피해는 오로지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최근 윤석열(60) 검찰총장에 대한 추 장관의 지휘권 발동과 '총장 힘빼기'식 검찰 인사 등 영향력 행사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했다.
문 지검장은 소위 '추미애 라인'에 서려고 하는 검찰 조직 내 인사들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남겼다.
문 지검장은 "검사장들이 검사답지 않은 다른 마음을 먹고 있거나 자리를 탐하고, 인사 불이익을 두려워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총장은 무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검사장들은 잘 안다"고 적었다.
이어 "우리의 정치적 중립성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이고, 검사장들이 주어진 자리에서 소임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민들의 시선을, 여러 검사장만을 묵묵히 보고 있는 후배들의 참담한 시선을 생각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후배 검사들을 향해서도 "(윤석열) 총장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저 역시 누구 똘마니(수하) 소리 들어가며 살아온 사람이 아니다"며 "법률가답게, 검찰청법에 충실하게 총장을 중심으로 국민들이 여러분들에게 부여한 소임을 다하시라"고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앞서 문 지검장은 지난 8일에도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추 장관의 검찰 인사와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친정권 인사들'이니 '추미애 검사들'이니 하는 편향된 평가를 받는 검사들을 노골적으로 전면에 내세우는 이런 행태가 우려스럽고 부끄럽다"고 썼다.
그러면서 "(추 장관이 말했던) 차고 넘친다는 증거는 어디에 있나"라며 "이 참사는 누가 책임져야 하나"라고 꼬집었다.
그는 지난 2월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회의에서도 이성윤(58·23기) 서울중앙지검장을 면전에서 비판한 바 있다. 이 지검장이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입시비리 등 의혹과 관련해 최강욱(52)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기소하라는 윤 총장의 지시를 거부한 데 대한 항의성 의사 표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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