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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인사이드] 역대급 장마 피해에 여야, '4대강' 논란 재점화

기사등록 : 2020-08-1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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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섬진강 침수 피해 "4대강 사업 안한 탓"
문대통령 "4대강 보, 홍수 조절 기여하는지 분석해야"
민주당 "4대강 사업, 홍후 피해 막는데 연관 없어"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연일 계속되는 전국적 집중 호우로 수해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MB) 정부의 역점 과제였던 '4대강' 사업이 정치권의 논란이 됐다.

미래통합당은 섬진강 등진에서 홍수 피해가 커진 이유로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 4대강 사업을 반대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은 4대강 사업이 오히려 수해 피해를 유발한 것이라면 반박하고 나섰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08.10 kilroy023@newspim.com

◆ 野 "4대강 확대했으면 홍수 피해 막았을 것…與 책임 떠넘기기 그만해야"

4대강 사업의 화두를 던진 것은 5선 중진인 정진석 통합당 의원이다. 그는 지난 9일 '문재인 정부, 이래도 4대강보 부술 겁니까'라는 글을 통해 "4대강 사업을 끝낸 후 지류·지천으로 사업을 확대했더라면, 지금의 물난리를 좀 더 잘 방어할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며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4대강에 설치된 보를 때려부수겠다고 기세가 등등하다. 참으로 기가 막히고 억장이 무너진다"고 호소했다.

정 의원이 던진 4대강 사업 화두에 통합당 지도부도 동참했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0일 비대위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4대강 사업 자체에 대해 여러 말이 많았다"며 "섬진강이 사업에서 빠진 것에 대해 굉장히 다행이라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번 홍수를 겪으면서 잘못된 판단 아니었나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 침수 피해를 입은 전남 구례를 방문해 '물난리 피해원인 중 하나가 4대강 사업이라는 주장이 있다'는 질문에 "4대강 사업을 하지 않은 섬진강 수역에서 가장 많은 피해가 생겼다. 그 원인은 토사로 하상(강이 지나는 길의 밑바닥)이 높아져서 준설을 빨리해야 하는데 안 하니까 물그릇이 작아져서 곳곳에 둑이 터진 것 아닌가"라고 답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정쟁 차원에서 할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서 수해 방지가 필요하면 빨리 토사를 준설해 물그릇을 크게 해야한다"며 "4대강을 한 지역은 낙동강 일부 구간 제방이 약한 지역만 그렇지 범람이나 물피해가 없고 사망자 수도 줄었다. 이런 과학적 데이터를 놔두고 책임 떠넘기기를 하는 것은 여당으로서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페이스북에 여권을 겨냥해 "MB 시절 지류·지천 정비를 하지 못하게 그렇게 막더니, 이번 폭우 피해가 4대강 유역이 아닌 지류·지천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을 그대들은 이제 실감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2020.08.10 photo@newspim.com

◆ 文 "4대강 보, 홍수 조절에 기여하는지 분석할 기회"…與 "폐해 입증돼"

계속된 폭우로 인명피해가 늘어나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4재강 보의 영향과 효과성을 다시 조사, 평가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피해의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며 "댐의 관리와 4대강 보의 영향에 대해서도 전문가들과 함께 깊이 있는 조사와 평가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4대강 보가 홍수 조절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할 기회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바 있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대강 사업의 폐해는 이미 온갖 자료와 연구로 증명됐다"며 "이런 식으로 한다고 당신들의 과오가 용서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여권을 비판해 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낙동강이 터지고 영산강도 터졌다. 4대강의 홍수 예방 효과가 없다는 게 두 차례의 감사로 공식 확인된 사실"이라며 "4대강 전도사 '이재오(통합당 상임고문)' 씨도 사업이 홍수나 가뭄대책이 아니라, 은폐된 대운하 사업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고 비판했다.

이명박 정부가 경제와 강을 살린다며 추진했던 4대강 사업은 22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세금이 들어갔다. 그러나 이른바 '녹조라떼' 발생 등 생태환경 훼손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타당성이 있는 것인지데 대한 논란이 계속됐다.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와 2018년 문재인 정부 시절 두 차례에 걸친 감사원 검사에서는 4대강 사업이 홍수 피해를 막는 데 연관이 없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taehun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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