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임진강 최북단 군사분계선(MDL) 인근 필승교 수위가 위험 수위를 넘어 크게 상승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에 정부 안팎에서는 "필승교 수위 상승은 북한이 폭우 때마다 임진강 상류 황강댐을 방류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11일 한강홍수통제소에 따르면 필승교 수위는 이날 오전 6.72m, 오후에는 6.13m를 기록했다. 위험 수준인 7.5m보다는 1m가량 여유가 있다.
그러나 전날 오후에는 접경지역 위기경보 관심 단계 수준을 넘어선 8.81m까지 올랐다. 심지어 지난 5일에는 13m까지 치솟았다. 필승교 수위는 하천 행락객 대피(1m), 비홍수기 인명 대피(2m), 접경지역 위기 대응 관심(7.5m), 접경지역 위기 대응 주의(12m) 등 4단계로 나눠 관리된다.
지난 5일 파주 비룡대교 모습. [사진=한강홍수통제소 CCTV 화면 캡처] 2020.08.05 |
통일부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부터 지난 3일까지 총 세 차례 황강댐 방류를 실시했다. 필승교 수위는 이달 들어 연일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이후 방류는 몇 차례인지 공식적으로 확인해되지 않았지만, 최근 필승교 수위의 급격한 상승은 대부분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정부와 군 안팎에서 힘을 얻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단순히 비가 많이 오는 것만으로는 그렇게 급격하게 수위가 오르지 않는다"며 "북한이 폭우 때마다 황강댐의 물을 흘려 보내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도 북한 노동당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은 "지난 며칠 동안 황해남북도와 강원도를 비롯한 중부 이남지역에서 많은 비가 내렸다"며 "일부 농경지가 침수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날을 제외하고도 북한은 최근 며칠간 연일 '큰물주의보(호우주의보)'를 발령했다.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합동참모본부 청사 전경 suyoung0710@newspim.com |
이에 대해 군은 북한의 상황을 늘 예의주시하며 유관기관과 공조 하에 주민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황강댐 수문이나 수위에 대해서는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북한이 집중호우로 황강댐 수문을 일부 개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며 "이에 지역주민이나 장병들의 안전과 피해 예방을 위해서 관계기관과 긴밀히 공조하에 상황 조치와 적절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군은 북한과 연락 시도는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 이후 군 통신선을 통한 연락 시도를 했느냐'는 질문에 "현재 군 통신선으로 소통은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이후 남북은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포함한 모든 연락 통로가 차단된 상태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연락을 중단한 후 우리 측도 연락 시도를 하지 않고 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