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미래통합당이 내년 서울시장·부산시장 재보궐선거와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사실상 포기했던 지역이지만 수도권과 중도층 민심을 잡기 위해서는 호남에서의 최소한 '비호감' 이미지를 씻어내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이다. 단순히 호남에서의 득표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호남을 고향으로 하고 있는 적지 않은 수도권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것이라는 의미다.
[남원=뉴스핌] 고종승 기자 = 12일 집중호우로 침수피해를 입은 전북 남원시 금지면 일원을 방문한 정운천 미래통합당 의원을 비롯 예결위원들에게 송하진도지사가 피해복구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2020.08.12 lbs0964@newspim.com |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이번 주 대부분의 시간을 극심한 수해 피해를 입은 전북 남원 지역을 찾아 복구 봉사활동을 하는데 할애했다.
제1야당 지도부의 기본적 책무로도 볼 수 있지만 호남 지역에 집중했다는 점에 정가의 이목이 쏠렸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11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남원 지역을 찾아 구슬땀을 흘리기도 했다. 주 대표는 원내대표 취임 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찾은 바 있다.
또한 통합당은 전북에서 보수 정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바 있는 정운천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민통합특위를 발족시켰다. 국민통합특위이지만 정가에서는 사실상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한 '호남 특위' 성격을 띤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차기 대권 도전을 선언한 원희룡 제주지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구례 등 호남 지역의 수해 복구에 구슬땀을 흘린 소식, 새로운 정강정책에 5.18 민주화 운동 정신을 담는다는 소식, 당 지도부가 곧 광주를 방문해 5.18 묘역을 참배한다는 소식에 이어 연이은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통합당 지도부의 행보에 대해 한 비례대표 의원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5·18 망언 등으로 호남 민심을 완전히 잃은 우리 당으로서는 당연히 했어야 할 행동들"이라고 평가했다.
[충주=뉴스핌] 최상수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kilroy023@newspim.com |
통합당 내에서는 호남은 '언급하기 어려운, 그러나 언젠가는 해결해야 할' 그런 지역으로 평가됐다.
사견임을 전제로 "호남 유권자가 400만~500만명 수준인데 사실 이 숫자는 경남 지역 유권자수 수준에 불과하다"며 "어차피 우리 당이 호남인들에게 표를 달라 할 수 있겠나. 전략적 관점에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필요도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올 정도다.
그러나 수도권, 청년, 중도층을 앞으로의 선거 승리 포인트로 설정한 김종인 비대위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통합당 한 의원은 기자와 만나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는 경제발전 시기 호남 지역에서 상경해 터를 잡고 살고 있는 유권자들이 상당히 많다"며 "이들이 여론조사가 말하는 수도권, 중도층, 무당층을 주도하고 있는데 우리 당이 호남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죄와 스킨십을 넓혀 가는 것은 분명 호남 지역을 넘어 수도권 민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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