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약 14년간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계열사에 21조원 상당을 부당지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자홍(73) LS니꼬동제련 회장 등 LS 총수일가 측이 첫 재판 절차에서 무죄를 주장하며 법리적 다툼을 예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허선아 부장판사)는 25일 오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구 회장과 구자엽(69) LS전선 회장, 구자은(56) LS엠트론 회장 등 LS 일가와 주식회사 LS, LS니꼬동제련, LS전선 법인 등에 대한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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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재판은 피고인 출석의무가 없는 공판준비기일로 진행돼 피고인들은 모두 출석하지 않았다.
LS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대해 사실상 법리적으로 다투는 부분이 있고 범죄의 증명이 없거나 죄가 되지 않아 무죄"라며 "대가성·규모성 지원행위도 아니고 통행세 거래행위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관련 행정소송이 2년 넘게 진행되고 있는데 이달 말 변론종결 기일이 잡혔다가 코로나19 문제로 10월 말로 기일이 변경됐다"며 "11월 정도 선고가 되리라 생각하는데 행정소송에서 상당부분 쟁점이 정리되면 저희 의견을 프리젠테이션(PT)으로 진술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이에 "행정소송이 많이 진행된 건 맞지만 이 사건 기소가 6월인데 행정소송 진행에 따라 저희 기일이 변경되는 것은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도 "이미 기소일로부터 상당기간이 지났고 오늘 첫 기일도 (법원에서) 2주간 되도록 재판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행정소송 종결을 기다리지 않고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10월 13일 오후 다음 준비기일을 열고 PT를 통한 검찰과 변호인 측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김민형 부장검사)는 지난 6월 4일 이들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LS와 LS니꼬동제련, 구자홍·구자은 회장은 지난 2006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통행세 수취 법인 'LS글로벌'을 신설한 뒤 총 233만톤, 17조원 상당의 국산 전기동(電氣銅) 일감을 할인된 가격으로 몰아주는 방법으로 1500만 달러(한화 약 168억원)를 부당지원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LS전선과 구자엽 회장은 2006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LS글로벌로부터 총 38만톤, 4조원 상당의 수입 전기동을 매입하면서 고액의 마진을 지급해 870만 달러(한화 약 87억원)를 부당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LS글로벌에 몰아준 전기동 일감은 각각 국내 전기동 시장 물량의 약 40%, 수입 전기동 중계시장 물량의 약 19%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LS전선 직원은 2017년 11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부터 부당지원 관련 자료제출을 요청받고 통행세 마진 내용을 삭제한 뒤 허위자료를 제출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공정위는 2018년 2월 LS그룹 계열사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이들 총수 일가를 검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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