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최근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검·경 수사권 조정 대통령령(시행령)을 수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공무원 조직에서도 나왔다. 공무원 노동조합을 대표한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은 2일 수사권 조정 시행령에 대해 "검찰개혁 취지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노총은 국가공무원노동조합(국공노)과 공동으로 이날 오전 정부 과천종합청사 정문 앞에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대통령령 입법안 수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노총은 국내 유일한 공무원노조 총연합단체로 산하에 5개 연맹을 두고 있다. 5개 연맹에 119개 노조가 속해 있으며 조합원 수는 약 17만명에 달한다. 현재 경찰청 소속 일반직 공무원이 가입한 경찰청노조는 국공노에 속해 있다. 다만 수사 등을 담당하는 공무원은 노조에 가입할 수 없다는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경찰청노조에 가입이하지 못하고 있다.
공노총과 국공노는 "현 입법예고안은 검찰이 수사 과정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을 법률의 위임 없이 삽입해 경찰 수사를 과도하게 통제할 수 있게 한다"며 "이는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해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작동하게 하려는 당초 개정법 의미에 명백히 반한다"고 지적했다.
[사진=김아랑 기자] |
이들은 먼저 수사권 조정 시행령 주관 부처가 법무부 단독이라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형사소송법 대통령령 입법예고안은 법무부와 경찰청 공동 사무를 규정하는데도 법무부 단독주관으로 지정했다"며 "향후 법무부가 대통령령 개정이나 유권해석을 독자적으로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주관 부처를 법무부 단독주관이 아닌 법무부와 경찰청 공동주관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사의 통제 권한을 확대한 점도 지적하며 관련 조문을 삭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재수사 요청 이후 검사 송치 요구권을 두고 재수사 요청 가능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는 등 법에 없는 검사 통제 권한을 다수 신설했다"며 "법치주의 원칙이 지배하는 민주국가에서 하위 법령은 상위 법률에서 규정된 내용을 초과해서 규정할 수 없는 것에 반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검사의 직접 수사 개시 범위인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중에서 마약범죄를 경제범죄에, 사이버범죄를 대형참사에 각각 넣은 점도 꼬집었다.
이들은 "검사 수사 개시 범위를 법률 문언에 해당하는 범위 외의 범죄까지 규정함으로써 위임입법 한계를 넘어섰다"며 "법무부와 지검장이 검사의 수사 개시 범위를 임의로 정하게 하는 것도 검찰개혁을 후퇴시키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무원노조는 법치주의에 반하고 검찰개혁이라는 당초 개정 취지에 역행하는 입법예고안에 대한 재고 및 수정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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