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카카오게임즈가 공모주 역사의 새로운 기록들을 쏟아냈다. 일반 공모 청약에 무려 58조원의 자금이 몰렸고, 경쟁률은 1500대1을 넘어섰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까지 이틀 간 진행된 카카오게임즈의 공모 청약 경쟁률은 1524.85대 1로 최종 집계됐다.
지난 1일부터 이틀 간 진행된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결과 [표=한국투자증권] |
주관사 3개사 별로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이 1546.53대 1을 기록해 가장 높았고 KB증권은 1521.97대 1, 삼성증권은 1495.40대 1 순이었다. 이는 지난 6월 공모주 청약을 받을 당시 열풍을 불러온 SK바이오팜(323대 1)보다 4배 이상 높은 수치다. 특히 카카오게임즈가 지난달 26~27일 이틀간 국내 및 해외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인 1479대 1보다도 높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준 주관사 3개사에 접수된 카카오게임즈의 일반청약 경쟁률은 839대 1 수준이었으나 오후 들어 투자자들이 대거 청약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공모주 청약은 첫날 눈치싸움을 벌인 뒤 이튿날 오후부터 청약 접수가 크게 늘어나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경쟁률 보면 지난 6월 코스닥 역대 최고치를 보인 고주파 의료전문기기 업체 이루다의 3039.56대 1 기록을 앞지르는 데는 실패했다. 그럼에도 금융투자업계는 상장 규모를 고려하면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사실상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이틀 동안 3개 증권사에 몰린 증거금은 ▲한국투자증권 32조6627억원 ▲삼성증권 22조9694억원 ▲KB증권 2조9221억원으로 모두 합쳐 58조5542억원으로 파악됐다. 그간 청약 증거금 최대치 기록을 보유하고 있던 SK바이오팜의 30조9900억원보다 약 88.9%나 높은 금액이다.
이번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배정 물량은 한국투자증권이 ▲176만주(55%)로 가장 많고 ▲삼성증권 128만주(40%) ▲KB증권 16만주(5%) 순이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공개(IPO) 주관을 맡았고 KB증권은 인수회사로 참여해 세 증권사에서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공모 청약을 접수했다.
배정 물량의 절반 이상을 보유한 한국투자증권에는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이날 오전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모두 온라인 청약이 일시 중단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삼성증권도 전날 비슷한 이유로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을 중단했다가 재개한 바 있다.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마감일인 2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영업부에서 투자자들이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투자증권] |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게임주를 비롯해 언택트(비대면) 상장사가 큰 기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투자자 사이에서는 카카오게임즈도 SK바이오팜처럼 공모가 대비 주가가 크게 뛸 것이란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강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적정주가를 기준으로 보면 카카오게임즈는 공모가보다 33% 상승할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카카오게임즈의 적정 주가는 3만2000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SK바이오팜의 사례처럼 이른바 '우리사주 대박'은 어려울 전망이다. SK바이오팜과 달리 카카오게임즈는 1인당 배정받는 물량 자체가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에도 아루사주 공모 권리를 개방했고 직원 숫자도 SK바이오팜보다 월등히 많다. SK바이오팜은 전체 직원이 200명 남짓인 반면 카카오게임즈는 국내 주요 자회사를 포함해 1400여명에 달한다.
만약 카카오게임즈가 전체 임직원 중 50% 수준인 670여명에 우리사주에 참여한다고 해도 2271주를 배정받는 게 전부다. 산술적으로는 공모가 2만4000원의 주식이 상장 직후 3배 가량 올라도 평가차익은 1억원 정도 수준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는 10월 시가총액 1조7600억원으로 시장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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