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후보가 최근 폭력 시위와 거리 두고 정당한 공권력은 두둔하기 시작했다. '법과 질서'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맹렬한 추격에 맞서기 위한 대선 전략 변화다.
좀처럼 델라에워주 자택에서 벗어나지 않았던 바이든 후보는 지난 달 31일(현지시간) 황급히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로 날아가 공개 연설을 했다. 그는 연설을 통해 "나는 분명하게 말하겠다. 폭동은 시위가 아니다. 약탈도 시위가 아니다. 이를 저지르면 기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부분의 경찰은 (우리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며 정당한 공권력을 두둔했다. 그는 연설에 앞서 피자를 사들고 소방서를 방문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일 이와관련, '바이든이 경합 중서부 지역을 겨냥해 선거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홈페이지 헤드라인으로 올렸다.
WP는 미시건주과 미네소타주, 위스콘신주, 펜실베이니아주 등 교외와 전원 지역 거주자가 많은 중서부 경합주의 백인 유권자층이 최근 폭력 시위와 이들의 경찰 해산 요구 등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법과 질서'를 내세워 표심을 파고 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흑인 제이컵 블레이크 피격 사건이 일어난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방문해서도 폭력 시위로 불탄 피해 현장들을 둘러보는 한편 강력한 공권력을 통한 질서 회복을 강조했다. 과격한 인종 차별 시위와 약탈에 대한 유권자들의 거부감을 부추기고 지지층 결집을 위한 행보인 셈이다.
피츠버그에서 연설하는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제로 지난 달 중순까지 바이든 후보는 미국 전체 지지율 조사에서 10%포인트, 상당수 경합주에서도 우세를 보였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선 트럼프 대통령와의 격차가 상당히 좁혀졌고 일부 경합주에선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다.
바이든 후보로선 흔들리는 중서부 경합주 표심을 감안, 폭력 시위 사태에 대해 방관만 할 순 없는 처지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커노샤 방문 하루 전 가졌던 피츠버그 연설이 전략 수정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던 셈이다.
WP는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이 바이든의 피츠버그 연설을 보고 다소 안심을 했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민주당 소속인 앤디 가빈 하원의원(미시건)의 전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바이든 후보 캠프는 이밖에 경합주를 겨냥해 대대적인 광고전에 나선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주에만 바이든 캠프가 4천500만달러에 달하는 광고를 쏟아 부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후보측은 이번 광고를 통해 코로나19(COVID-19) 문제와 미국 사회 재건 문제도 주요 이슈로 내걸 예정이다. 한 대선 광고는 텅 빈 미식 축구 경기장을 보여주면서 '트럼프는 미국을 옆줄로 밀어내버렸다. 다시 경기에 나서자'라는 자막을 넣기도 했다.
'법과 질서'를 내세워 추격전을 펼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바이든의 응수'가 경합주 표심에 얼마나 먹혀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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