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달러로 보험료를 납부하고 보험금도 달러로 받는 달러보험 시장에 국내 보험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초저금리 장기화에 달러로 투자하려는 수요층에 투자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달러가 대부분인 국내 외화보험 시장은 최근 4년간(2015~2018년) 연 평균 57% 성장중이다.
급속한 고령화로 연금시장에 대한 관심이 빨랐던 일본의 경우 외화보험 비중이 전체 보험의 30% 정도를 차지하는데 반해 국내 외화보험시장은 아직 초기단계다. 지난 2018년 달러 강세를 기점으로 달러보험 가입자수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20~30대 젊은층의 달러보험 가입 수요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은 최근 KB금융그룹으로의 편입을 기념, '무배당 스타플러스 달러평생보장보험' 등 달러보험 ' 4종을 한꺼번에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확정금리형 달러 표시 종신보험으로 원화상품 대비 높은 적용이율, 연금전환 기능, 노후소득 선지급 기능 등의 특징이 있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달러보험 [사진=푸르덴셜생명] 2020.09.03 tack@newspim.com |
푸르덴셜측은 "이번에 출시한 스타플러스 달러보험 4종은 기존 달러 상품 대비 최저가입금액을 인하해 젊은 고객층도 부담없이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달러보험은 지난 2003년 AIA생명이 국내 첫 출시한 이후 메트라이프생명, 푸르덴셜생명, ABL생명 등 외국계 생보사들이 주로 판매해왔다. 지난 2015년 3000건 수준이던 달러보험은 2018년 달러 강세를 바탕으로 수요가 급증, 지난해 6만건이 넘는 신계약이 나왔다.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생보사들도 달러보험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지난 1월 KDB생명과 DGB생명이 잇따라 달러보험 상품을 출시한데 이어 지난달엔 신한생명도 '신한달러유니버설종신보험'을 출시했다.
거기에 국내 생보업계 '빅3'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도 달러가 중심인 외화보험 상품 출시를 검토중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아직 출시 시기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고객 수요 대응 차원에서 달러보험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보험은 환차익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고 10년 이상 유지하면 이자 수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자녀 유학 및 이민 등을 위한 외화자금을 마련하는 데도 효과적이라는 이점이 있다.
일본에서는 초저금리, 엔화 약세를 배경으로 미국 달러나 호주 달러에 기반한 외화보험 시장이 확대됐고, 2016년 일본은행의 마이너스금리 정책에 따라 수요가 급증했다.
정인영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아직 국내에서 달러 등 외화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다양한 장점이 있어 향후 성장가능성은 높다"며 "다만 달러보험은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환차손을 입을수도 있기 때문에 가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