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윤석열(62·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이 매주 금요일 열던 간부회의를 수시 회의로 바꾸고 대검의 검찰정책 연구 조직에 인원을 대거 배치하는 등 정책기능 강화를 위한 대검찰청 역할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날 예정된 간부회의를 비롯해 그동안 매주 금요일 진행하던 정기 간부회의를 열지 않기로 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월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및 선거담당 부장검사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02.10 dlsgur9757@newspim.com |
윤 총장은 그동안 매주 금요일마다 간부 회의를 열어 대검 내 각 부서에서 지휘하고 있는 일선 검찰청의 수사 상황과 현안 등을 보고 받아왔다.
윤 총장은 그러나 지난달 검사장급 인사 단행 이후 최근까지 이같은 정기 간부회의를 열지 않고 있다.
매주 수요일 이뤄지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으로부터 대면보고도 7월부터 두 달 넘게 중단, 사실상 폐지했다.
검찰 안팎에선 이같은 움직임에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임명 이후 승진하거나 자리를 옮겨 대검에 배치된 고위간부들과 손발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왔다. 일각에서는 '식물 총장' 우려도 제기됐다.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이 올해 초 청와대 울산 선거개입 의혹 수사 등 구체적인 사건 처리를 두고 잇따라 갈등을 빚었던 만큼 검찰 내부 구성원들을 둘러싸고 이같은 우려는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였다.
올해 1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친 검찰 간부인사에서는 실제 윤 총장 '라인'으로 분류되는 중간간부들이 모두 친정부 성향 등 인사들로 교체되면서 윤 총장이 사실상 '고립' 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대검찰청은 그러나 윤 총장의 정기간부회의 폐지 등이 업무 효율화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검찰 측 관계자는 "매주 정기회의 일정을 잡아놨지만 업무 상황이나 일정 등에 따라 회의가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이에 업무 효율성 강화 차원에서 전체회의를 안하는 것일 뿐 필요한 경우 수시로 부서마다 보고를 받고 있고 전체회의가 필요하면 회의를 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대검의 이같은 업무환경 변화는 대검찰청의 수사지휘 기능보다 검찰정책 기능을 강화한다는 윤 총장의 최근 조직 운용 의도와 맥이 닿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무부의 검찰개혁 안을 무조건 반발하거나 무비판적으로 따르는 것보다 직접 검찰 업무 상황에 맞는 정책 방향을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대검은 최근 직제개편으로 총장-차장 산하에 신설된 직제인 형사정책담당관 산하에 연구관 총 10명을 투입해 향후 검찰정책 전반을 연구하기로 했다.
박기동 형사정책담당관 산하에 배정된 연구관 4명 외에 대검 각 부서에서 6명의 연구관을 추가 차출해 기존 업무인 재항고 사건 검토 등이 아닌 정책연구 업무를 맡긴 것이다.
윤 총장은 지난달 새로 부임한 검사장급 간부들과의 비공식 만남에서 대검의 정책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로 관련 업무에 나서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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