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코로나19로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이 주요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신한금융이 디지털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조용병 회장 취임 후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온 '디지털 전환' 전략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4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올 상반기 디지털 채널 상품판매 영업이익은 830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6.6% 급증했다. 2017년 9450억원, 2018년 1조1959억원, 2019년 1조3800억원에 이어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이다. 특히 신한금융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디지털 채널 영업이익을 발표하고 있다. 그만큼 디지털 성과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사진=신한금융] |
이 같은 성과는 조 회장이 2017년 취임 이후 추진해온 디지털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조 회장은 2017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기존 사업모델을 업그레이드하고(1단계),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만들어(2단계) 디지털 전환을 이룬다는 2트랙 전략을 발표하면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필요기술을 찾고, 조직문화를 바꾸며, 디지털역량과 플랫폼 제휴를 강화하고 규제변화에 대응함으로써(5C) 2트랙을 실천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이듬해부터는 금융권 최초로 디지털 전환 현황을 진단하는 'DT 스케일업 보드'를 운영하고, 디지털 캠퍼스와 SDII(연구개발 센터)를 설립해 그룹의 디지털 통합 역량을 강화하도록 유도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금융권 최초로 인공지능 자회사인 신한AI를 설립하기도 했다. 조 회장이 "디지털 혁신의 상징이 돼달라"고 기대를 드러낸 곳이다. 또 카이스트 산학협력 AI금융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포항공대 산학협력 장기투자 알고리즘도 개발하며 역량을 다졌다.
코로나19로 기업마다 속도감있는 디지털 전환을 내세운 올해는 내부 시너지를 끌어올리는 데 방점을 뒀다. 은행, 카드 등 계열사 10곳의 대표들이 후견인을 맡아 그룹 차원의 디지털 사업모델을 발굴할 수 있도록 한 '디지털 후견인 제도', 조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은행, 카드 등 계열사 7곳의 대표들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디지로그 위원회를 잇따라 도입한 게 대표적이다. 이는 내부 의사결정 속도를 높여 디지털 사업 실행 속도를 높이겠다는 조 회장의 의지였다.
앞으로도 '디지털 전환'은 신한금융의 화두가 될 전망이다. 조 회장 역시 최근 창립 19주년 기념식에서 임직원들에 '디지털 전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그룹의 모든 역량과 자원을 총동원해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길을 열어나가지 못하면 신한의 미래는 더 이상 없다"며 "디지털 전환은 그룹의 모든 것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근본적으로 뜯어 고치는 개혁의 과정이다. '바뀌지 않으면 죽는다'는 절박한 각오로 디지털 전환을 반드시 성공시키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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