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재(私財)를 털어 선거 자금에 투입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재선 가도에 비상등이 켜지자 고육책까지 검토하고 나선 셈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대선 격전지인 플로리다주를 방문하면서 기자들에게 사재 출연 가능성에 대해 "만약 그렇게 해야 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금이) 얼마가 들든, 우리는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올린 트위터를 통해서는 지난 2016년 대선 당시보다 훨씬 더 많은 선거자금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의심스럽긴 해도, 만약에 돈(선거자금)이 더 필요하다면, 나는 더 투입할 것"이라며 발언의 수위를 다소 조정했다.
앞서 NYT는 트럼프 대선 캠프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자금난에 직면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후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승리를 위해 자신의 개인 재산 1억 달러 정도를 선거에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에 도전할 당시에는 5천만 달러 이상의 사재를 선거 자금으로 썼다. 그는 당시 "나는 부자이기 때문에 누구의 돈도 필요없다. 내 돈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NYT는 지난 해 7월 이후 트럼프 선거 캠프와 공화당은 11억 달러를 모금했지만 이중 8억 달러를 이미 소진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반면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 캠프와 민주당은 지난 8월 한달에만 역대 최고 규모인 3억6천500만달러를 모금, 트럼프 대통령측을 압도했다. 바이든측의 선거 자금 모금액은 지난 6월과 7월에도 트럼프 대통령 선거 캠프측을 앞선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현직 대통령이란 '프레미엄'을 안고 나서는 올해 대선에선 사재를 출연할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에도 자신의 재선 운동을 위해 사재를 투입한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선을 불과 두달 앞둔 상황에서도 바이든 후보를 따라 잡지 못하자 자신의 사재를 털어서라도 실탄을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처지가 된 셈이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