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미국 전기차기업 테슬라가 유상증자와 S&P500지수 편입 불발 이후 급락하면서 테슬라 목표가를 낮게 제시해왔던 월가 분석이 주목받고 있다.
테슬라의 적정 주가가 현재 주가의 10분의 1이라는 주장은 복수의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테슬라는 최근 흑자전환해 4분기 연속 이익을 냈으나 이는 자동차 판매가 아닌 탄소배출권을 통해서였고, 이마저도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현재까지 테슬라는 자동차보다 유상증자로 돈을 더 번 기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테슬라 로고 [사진= 로이터 뉴스핌] |
9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전거래일보다 10.92% 급반등한 366.28달러에 장을 마쳤다. 전일 21% 급락한 것을 일부 되돌렸으나, 지난달 31일 기록한 고점인 498.32달러에 비해 26% 하락한 상태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2일 50억달러 증자 소식과 2대 주주였던 배일리 기포드의 지분 축소, 지난 4일 S&P500지수 편입 불발이 이어지며 상장 이후 가장 가파르게 하락했다.
해외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 목표주가를 이보다 낮게 제시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테슬라에 대해 블룸버그가 집계한 평균 목표주가는 292.2달러다. 또 미국 금융정보업체 팩트셋(FactSet)이 테슬라 종목을 커버하는 월가 애널리스트 36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평균 목표주가가 261.85달러로 집계됐다.
고든 존슨 GLJ리서치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 주가가 앞으로 96%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존슨은 테슬라가 4분기 연속 이익을 기록해 S&P500 지수 편입 기준을 충족했으나, 이는 향후 3년간 탄소배출권 가치의 71%를 단 2분기만에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이번 테슬라의 S&P500 지수 편입 불발은 탄소배출권 매출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S&P500 편입 불발의 구체적인 이유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탄소배출권 매출의 지속성과 규모에 대한 의구심이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올해 2분기 테슬라의 탄소배출권 매출은 4억3000달러로 전년대비 286% 급증했고, 전년대비 흑자전환한 영업이익(3억2700만달러)보다 규모가 컸다.
데이비드 트레이너 뉴컨스트럭츠 CEO 역시 테슬라의 적정 주가로 고점의 10분의 1 수준인 주당 50달러를 제시했다. 그는 테슬라가 2030년까지 1090만대를 판매하고 시장점유율 42%를 차지하더라도 테슬라 주가는 순이익의 159배에 거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원주 키움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주가가 우상향할 수 있을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테슬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며 "과거만 보면 테슬라는 전기차를 팔아 돈을 버는 회사보다는 주식장사(유상증자)로 돈을 버는 회사였던 것이 팩트"라고 지적했다.
테슬라의 과거 4개 분기 합산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2억8000만달러, 탄소배출권 매출을 더하면 7억7000만달러라며 이는 시가총액 3077억달러의 0.3%에 불과하다. 반면 유상증자로 유입된 자금은 32억8000만달러이며 최근 발표한 유상증자 계획까지 더하면 총 82억8000만달러에 달한다.
아직 테슬라 주식을 처분하기에는 이르다는 주장도 있다. 크레이그 어윈 로스 캐피털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주가에 대한 약세적인 입장에도 불구하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주가를 끌어올릴 만한 너무 많은 지렛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직 매도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임은영 삼성전자 연구원은 "테슬라 주가는 지난달 12일 액면분할 발표 이후 80%의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기 때문에 단기 주가변동성은 지속될 수 있다"면서 "오는 22일 배터리데이, 11월 중국공장 증설 및 모델Y 출시 등으로 주가는 다시 회복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주가가 다시 오른다면 최근 며칠의 하락을 단순한 조정으로 인식하겠지만, 하락하게 된다면 버블의 붕괴로 받아들이게 될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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