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정부가 식당, 카페와 같은 다중이용시설에서 코로나19(COVID-19) 방역을 위해 수기출입명부를 작성할 때 이름을 제외하고 휴대전화번호와 거주 시·군·구만 기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해당 내용은 이달 중 시행될 예정이다.
앞서 수기출입명부 작성 과정에서 먼저 다녀간 이들의 개인정보내역이 다른 이들에게 그대로 노출돼 각종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의 실태조사 결과 실제로도 업소의 규모에 따라 방문객의 개인정보가 허술히 관리되는 경우가 있어 유출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개인정보보호 강화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2020.09.11 yooksa@newspim.com |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언론브리핑을 갖고 "다중이용시설 수기출입명부 작성 방침 등에 대해 각 부처에서 큰 이견이 없는 만큼 이달 중 조속히 처리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논의된 코로나19 개인정보보호 강화대책에는 이밖에도 전화만 걸면 방문 정보가 자동으로 기록되는 '발신자 전화번호 출입관리 방식', 마스크를 쓴 상태로 식음료 테이크 아웃시 수기명부 작성을 면제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특히 경기 고양시에서 지난 2일부터 시행 중인 '발신자 전화번호 출입관리 방식'은 QR코드 사용에 제약이 있는 정보취약계층을 위해 유용한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방안과 관련, 윤 위원장은 "전통시장은 점포마다 방문자 출입을 관리하기 어렵고 곧 추석도 다가와 이런 방법이 유용하다고 생각한다"며 "부처간 큰 이견이 없으므로 고양시의 시행결과를 보고 방역에 저해가 되지 않는다면 이달 중 조속한 시일내 각 자치단체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방안은 기존 서버를 이용하기 때문에 행정전화번호로 전화할 것을 알리는 엑스배너 제작 및 설치비용을 제외하면 추가 예산도 크게 필요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개보위측에서는 유효성만 입증되면 각 자치단체에서 시행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있다.
일각에서는 확진자 개인별 동선을 공개할 것이 아니라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한 날짜의 확진자 동선을 한번에 구분없이 공개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윤 위원장은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르겠다"며 사실상 개인별 동선을 현행대로 공개하는 방안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확진자 이동경로 정보공개 시 개인식별정보 비공개와 14일의 삭제 시기가 제대로 지켜질 수 있도록 현재 중대본의 권고지침을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해 문제를 보완키로 했다.
윤 위원장은 일부 영세자영업자들이 수기출입명부를 2주 뒤 파기 하지 않는 사례가 있었다는 실태조사 결과에 대해 "앞으로 잘 관리될 수 있도록 계속 점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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