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9월 초 나스닥100 지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던 3월 이후 첫 조정을 보인 가운데 헤지펀드 업계가 IT 종목을 쓸어담은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른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모기업 알파벳)과 줌 비디오 및 펠로톤을 포함한 팬데믹 수혜 종목들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떨어진 틈을 타 적극 매입하는 전략을 취한 셈이다.
3월 저점 이후 IT 주도주의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을 해소되하는 과정이 불가피하지만 상승 추세가 꺾이지 않았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뉴욕증권거래소 앞 거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11일(현지시각)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나스닥 지수가 수직 하락을 연출했던 지난 4일과 8일 헤지펀드 업계가 인터넷과 소프트웨어 섹터를 중심으로 IT 종목을 적극 매입했다.
골드만 삭스는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 않았지만 나스닥 시장의 조정 과정에 헤지펀드 업계의 기술주 매입 규모가 5개월래 최대 규모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와 별도로 모간 스탠리는 헤지펀드 고객들이 최근 뉴욕증시의 가파른 조정 과정에 성장주와 모멘텀 종목의 비중을 크게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헤지펀드가 매입한 종목이 대부분 IT 종목이라는 분석이다. 클라우드부터 전자상거래와 홈 트레이닝, 소프트웨어 등 주요 비즈니스가 외형 성장을 지속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이라는 해석이다.
모간 스탠리에 따르면 헤지펀드 업계는 지난 8월 기술주 섹터에 순매도 포지션을 취했지만 최근 급락 과정에 순매수로 전환했다.
나스닥100 지수는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3거래일 사이 11%에 달하는 급락을 연출했다. 이에 따라 20년래 최고치로 치솟았던 밸류에이션이 일정 부분 하락했다.
미국의 무료 주식 거래 앱 로빈후드를 앞세운 이른바 개미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베팅에 나선 사이 중립적인 포지션을 취했던 헤지펀드 업계가 주가 급락을 매수 기회로 삼은 셈이다.
TIAA 은행의 크리스 가프니 대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헤지펀드 업계가 IT 중심의 뉴욕증시 상승 추세가 꺾이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는 모습"이라며 "연방준비제도(Fed)가 제로금리 정책을 장기화 할 입장을 시사한 만큼 위험자산의 추가 상승 여지가 높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IT 섹터가 가파른 주가 하락에도 버블 영역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극심한 저금리 정책에 기대 버블이 다시 확대되는 흐름이 전개될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뉴욕증시의 IT 빅5로 통하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페이스북은 지난 4일과 8일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3일까지 9거래일 가운데 8거래일에 걸쳐 매도 우위를 나타낸 대형주가 반전을 나타냈다는 얘기다.
다만, 단기적으로 추가 급락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경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헤지펀드 업계의 포트폴리오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들이 앞으로 수 개월 사이 가파른 하락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다.
모간 스탠리에 따르면 50개 인기 종목이 헤지펀드 업계의 장기 롱포지션에서 38%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10년래 최고치에 해당한다.
모간 스탠리는 투자 보고서에서 "뉴욕증시의 하락 압박이 이어질 경우 헤지펀드 업계가 상승 베팅이 집중된 종목을 중심으로 숏 포지션을 취할 여지가 높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장중 나스닥 지수는 0.1% 소폭 오른 1만933.58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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