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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인사이드] 통신비 2만원 지원 논란…與, 원안대로 가면서도 '갸우뚱'

기사등록 : 2020-09-14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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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선별적 지원, 이낙연 대표 중심으로 청와대 설득
보편·선별 논란 속 당정청 합의…여당 내에서는 이견
與, 당초 합의안 유지…野 반대, 조속한 지급도 미지수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당·정·청이 합의한 전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 정책이 난항에 부딪혔다. 이재명·김경수 지사 등 여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이 아쉬움을 드러내고, 야당인 국민의힘이 국회 심의를 통해 삭감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수정안을 마련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전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은 이낙연 대표를 중심으로 한 민주당 지도부가 정부를 적극적으로 설득해 이뤄낸 야심 찬 한 수였다. 

정부는 당초 전국민 일괄지급 대신 어려운 계층을 중심으로 한 선별지급을 강조했다. 당정도 17~34세,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통신비를 선별지급하는 안을 사실상 확정했지만, 민주당이 당 정책위원회와 원내지도부를 중심으로 일괄지급안을 결정해 정부를 설득했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이를 제안했고, 문 대통령은 이를 수용했다. 그러나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 안이 무산될 경우 이 대표가 상처입을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예컨대 여당 대표 임기 초반 리더십이 혼선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정세균 국무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2020.08.12 kilroy023@newspim.com

통신비 2만원 실효성 논란, 이재명·김경수 아쉬움 드러내
    국민의힘·정의당도 "재고하라", 추경 심사서 논란 불가피

통신비 2만원이 통신사에 지급돼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논란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도 부정적인 여론이 확인됐고, 야당 뿐 아니라 여당에서도 무료 와이파이망 확대 등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통신비 지원과 관련해 소비가 의무인 지역화폐 지원 형식이 아니라 예산이 직접 통신사로 들어간다는 점을 들어 "승수효과(경제 요인의 변화가 다른 경제 요인의 변화를 유발해 파급적 효과를 낳고, 최종적으로 처음의 몇배 증가 또는 감소로 나타나는 효과)가 없다"고 지적한 것이 먼저였다.

친문 핵심인 김경수 경상남 도지사도 지난 12일 "통신비 2만원 지급 추경 예산으로 '무료 와이파이망 확대'에 투자할 것을 제안한다"고 가세했다.

김 지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국민들에게 통신비가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으니 어떻게든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 사업의 취지일 것이지만 야당에서 반대하고, 국민들 일부에서도 비판적인 여론이 있다면 다른 대안도 함께 검토해보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야당도 국회에서의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이 부분을 문제삼겠다고 나섰다. 속도가 생명인 4차 추경안이 야당의 반대로 제 때 통과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나라 빚이 무려 847조원에 이르고 올해 추경만 4번째로 국가채무가 한 해에만 106조 급증하는 상황에서 1조원 가까운 돈을 통신비 보조에 쓴다는 것이 제대로 된 생각인가"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정부의 작은 위로이자 정성'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철회하겠느냐는 말도 있는데 작은 위로는 안되고 오히려 국민의 화를 일으키는 것"이라며 "이것을 철회하는 것이 국민의 작은 위로가 될 것으로 더 요긴한데 쓰라는 뜻을 꼭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이날 상무위원회에서 "통신비 2만 원 지급에 들어가는 예산 9300억 원은 원래 정부가 계획했던 어려운 계층을 지원하는 취지를 살려 정리해고의 칼바람을 맞고 있는 노동자들과 실업으로 내몰리고 있는 시민들을 고려해서 긴급고용안정 자금으로 확충할 것을 제안 드린다"며 "통신비 2만원 지급을 재고해달라"고 반대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leehs@newspim.com

당내 이견에도…민주당, 원안 추진 결정
    청와대 "6~8만원 통신비 절감, 주나 마나한 지원 아니다"

민주당에서도 이견이 있었으나 민주당 지도부는 원안 추진 입장을 정했다. 이낙연 대표가 소집한 지난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통신비 2만원 등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4차 추경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유지될 때 집행돼야 효과가 확실하다"면서 추경안의 이번 주 내 통과를 강조했다. 통신비 재고 등의 이야기는 없었다. 기존 입장이 유지된 것이다.

청와대 역시 통신비 2만원의 효과를 강조했다.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CBS 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통신비 지원에 대해 "한 가족이 중학생 이상 3명, 4명이 된다면 6~8만원 정도 통신비 절감액이 생기는 것"이라며 "통신비를 매달 내야 하는 일반 국민 입장에서 보면 그 금액이 무의미하다고까지 이야기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이 수석은 통신비 지원의 대안으로 나오고 있는 독감예방 접종이나 무료 와이파이망 확충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그는 "독감예방 같은 경우 이미 2000만 명 가까운 무료 접종 예산이 편성돼 있다"며 "올해 독감 예방접종을 위해 확보된 물량이 백신 한 3000만 명 분인데 이것은 실제로 상당한 준비기간을 거쳐야 하는 것이어서 전 국민에게 전부 다 맞추는 것이 어려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무료 와이파이망에 대해서도 "장비가 필요한 것이고, 그에 대해서는 더 시간을 갖고 논의를 해봐야 한다"며 "통신비가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은 정부가 많은 고민 끝에 했다"고 설명했다.

실효성 논란에도 당·정·청은 통신비 2만원 지원 입장을 그대로 확정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추석 전 지급을 위해 당정이 18일 전에 4차 추경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반대하고 있어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dedanh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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