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김병숙 한국서부발전 사장이 임기 마지막 해인 3년차를 보내고 있다. 취임 후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가 운송설비를 점검하다 사고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매출액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이 취임 전인 2017년의 5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영업이익이 나빠지면서 자연스럽게 당기순이익은 당기순손실로 전환됐다. 150% 아래를 유지하던 부채비율은 180%에 가깝게 높아졌고 이자보상배율은 0.5까지 낮아져 전체적인 실적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2017년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해 C등급(보통)을 받은데 이어 취임 첫 해인 2018년에도 김용균씨 사망사고로 C등급을 받았다. 다만 2년차인 2019년 안전사각지대 해소에 만전을 기하면서 경평 성적을 B등급(양호)으로 끌어올렸다. 김병숙 사장의 2년간 경영석정표과 임기 마지막 해의 과제를 짚어봤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병숙 한국서부발전 사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건, 한국지역난방공사의 경기도 고양시 백석역 인근 열수송관 누수 사건과 관련한 현안보고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2018.12.14 kilroy023@newspim.com |
◆ 2년 연속 당기순손실…부채비율↑ 이자보상배율↓
최근 5년 서부발전의 매출액은 매년 4조1800억~4조8000억원 내외로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해마다 감소추세를 보였다. 특히 김병숙 사장이 취임한 2018년부터는 해마다 영업이익이 반토막이 났다.
서부발전의 연간 영업이익은 2015년 4889억원, 2016년 5886억원, 2017년 3614억원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김 사장 취임 후인 2018년 1406억원, 2019년 747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서부발전의 급격한 영업이익 감소는 정부의 탈석탄 정책에 따라 구입단가가 높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의 비중을 늘렸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LNG 연료비가 급등하면서 ㎾h당 구매단가가 상승해 전력구입비가 대폭 증가했다.
또 김용균씨 사망사고로 태안화력 9·10호기와 태안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 등의 설비가 지난해 상반기 150일 간 가동을 멈췄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에만 서부발전은 854억원 영업손실을 냈고 하반기에는 1601억원의 흑자를 냈다.
이처럼 영업이익이 크게 줄면서 서부발전은 김 사장 취임한 2018년 -348억원, 지난해 -466억원 등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취임전 148.0%에서 2018년 153.1%, 2019년 178.0%까지 늘었고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0.5배로 떨어졌다.
다만,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에 반등의 여지는 남아있다. LNG 가격이 사상 최초로 석탄 가격을 밑돌 정도로 급락하면서 연료비 지출이 줄었고 태안화력 9·10호기와 태안 IGCC 등의 설비가 올해 모두 정상가동 되기 때문이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최근 영업이익 감소는 LNG 사용량 증가로 인한 재료비 증가와 설비를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못하는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며 "올해에는 모든 설비가 정상가동되고, LNG 연료가격도 크게 하락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취임 첫해 인명사고로 경영평가 C등급…지난해 B등급 반등
서부발전은 지난 2015~2016년 경영평가에서 각각 B(양호)등급과 A(우수)등급으로 좋은 성적을받았다. 하지만 2017년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가스폭발 사고로 부상자가 발생하면서 C등급으로 떨어졌다.
김병숙 사장이 취임한 2018년에도 안전에 대한 안일한 인식을 개선되지 않았고 결국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김용균씨 사망 사고가 같은해 12월에 발생하게 됐다. 2년 연속 안전사고가 발생하면서 김 사장이 임기 첫 해 받아든 경영평가 성적표는 C등급이었다.
지난해 김 사장은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사회적 성과창출에 주력했다. 경영관리 분야에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지속성 있는 양질의 일자리창출, 사회혁신가 포상제도인 체인지메이커 시상식 개최 등 사회적 가치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했다.
주요사업 분야에서는 발전설비 고장정지율 역대최저를 기록했고 IGCC발전소 기반의 수소생산을 성공적 실증했다. 또 국내유일 국산 가스터빈을 적용한 김포열병합 사업착수 등 사업의 안정성은 물론 혁신성과 사회적 기여를 두루 갖춘 성과를 창출해 내면서 지난해 경영평가 성적은 B등급으로 반등했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 경영성과를 기반으로 한 단계 진화된 경영성과가 기대된다"며 "4차산업 중심의 언택트 기술을 발전현장에 적용했고 LNG복합발전소 부지확보, 대규모 태양광·풍력발전 설비용량 확보 등 혁신적 기관으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발전설비 기자재 국산화…IGCC 연계 친환경 수소경제 선도
김병숙 사장 취임 후 최대 중점 사업은 발전설비 기자재 국산화다. 취임 후 6300여개의 기자재 품목을 자체 조사한 결과 순수 국산화율은 22%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서부발전은 최초 22.2% 수준인 순수 국산화율을 2030년까지 9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분야별로 국산화 추진기반을 구축했다.
국산화를 본격 추진한 지난해에는 국산화율을 기존 22.2%에서 25.8%로 향상시켰고 교체수요가 많은 에어필터나 소형 밸브 등 비교적 국산화가 용이한 기자재 229건을 개발했다. 이에 따른 수입대체 효과는 약 120억원으로 파악됐다.
남은 임기동안 기술 파급효과가 큰 핵심설비를 포함해 현장 수요가 높은 소모성 기자재와 비용절감 효과가 큰 기자재를 단계적으로 국산화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서부발전은 해양과학기술원 등 산·학·연이 함께 참여해 해양고세균을 이용한 수소생산 실증플랜트를 지난해 10월 건설했다. 이후 시운전을 거쳐 11월 해양수산부와 함께 실증설비 준공행사를 가진 바 있다.
이 기술은 고심도 해저면에 사는 미생물을 배양해 IGCC 합성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세계 유일의 친환경 기술인만큼 수출 상품화가 가능한 사업이다.
실증플랜트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연간 330t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약 2200대의 수소자동차를 1년간 운행할 수 있는 양이다.
서부발전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운영 중인 IGCC를 통해 정부의 수소경제 정책과 연계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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