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 당국도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주민들에게 국영식당과 개인이 운영하는 식당의 이용자제령을 내린 탓에 음식송달업(음식배달업)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내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중앙의 조치로 식당이용이 어려워지자 주민들 사이에서 음식송달업 이용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의 한 식당에서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테이블마다 가림막이 쳐져 있는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지난 8월 말 도시 중심가의 국영식당이나 음식점들에 대한 이용을 자제할 데 대한 중앙의 지시가 전 주민들에게 하달됐다"며 "이에 요즘 벤또(도시락)같은 음식송달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특히 전국적으로 태풍피해 복구사업이 진행되면서 복구인력의 식사를 복구현장 까지 가져다 주는 사회급양업체들의 음식송달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며 "청진시의 경우에도 대부분의 식당들에서 식당안에서 손님을 맞는 것을 중단하고 음식송달사업으로 영업체계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아울러 "청진시에서도 청진수산물식당과 갈매기식당, 선원구락부식당, 낙타봉식당은 수준 높은 요리로 유명한 외화벌이 식당들인데, 중앙의 지시가 내려진 이후 이 식당들은 고급 요리들을 주문한 곳에 송달해주는 방법으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소식통은 또 "청진시내의 대부분의 식당들은 기존 차림표 외에 송달음식을 종류와 가격면에서 다양하게 개발해 제공함으로써 주문량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안다"며 "요즘처럼 식당을 이용하기 어려운 시기에 음식송달은 이제 우리나라(북한)에서도 하나의 음식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증언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송달음식을 주문하는 방법은 해당 식당에 전화를 하거나 직접 찾아가서 주문하는 방법이 있다"면서 "주문음식의 기본은 밥과 반찬인데 소고기와 돼지고기, 계란, 우유, 신젖(요구르트) 등 가지수에 따라 1개당 10위안(한화 약 1730원)에서 30위안(한화 약 5200원)까지 가격차이가 크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음식송달은 주문한 음식을 집에까지 날라다 주기 때문에 아주 편리해 인기가 높다"며 "왠만큼 돈 있는 주민들이 송달음식을 자주 이용하면서 소규모 음식점들도 덩달아 송달사업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도 "요즘 혜산시 식당들을 중심으로 음식송달이 늘어나고 있다"며 "국가의 사회급양망에 등록된 식당이나 대규모 개인 음식점들에서 저마다 음식 송달영업으로 승부를 겨루면서 음식송달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지난달 초 코로나19 방역사업과 관련해 식당이용을 자제할 데 대한 중앙의 지시가 도당위원회를 통해 인민반들에 전달됐지만, 식당들에서는 영업을 중단하는 대신 음식을 필요한 곳까지 가져다 주는 음식송달영업으로 매월 상납할 과제금과 수입금을 벌고 있다"며 "송달되는 음식은 사각형 플라스틱 밥곽에 담겨있는데 일방용과 고급용으로 가격은 10위안에서 30위안까지 음식 종류에 따라 다르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지금까지 양강도에서는 음식송달은 전국에서 모여든 백두산 답사여행자들이나 삼지연청년돌격대의 명절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간간히 벤또를 제공하는 정도였다"며 "그런데 요즘에는 식당을 이용하던 일반 주민들이 식당에 갈 수 없게 되자 집에서 송달 음식을 주문하기 시작했고 음식송달을 이용해 생일이나 환갑잔치를 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