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과 정의연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대표 시절 횡령 등 혐의로 법의 심판을 받게 되면서 향후 재판에 관심이 모아진다. 윤 의원은 모든 의혹을 부인하며 재판을 통해 결백을 입증하겠다고 자신했지만, 법조계에선 기소된 혐의가 사실로 입증될 경우 실형 선고 가능성을 높게 전망하고 있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5일 국회법 등에 따르면 현역 국회의원의 의원직 박탈 사유는 사직이나 제명, 형사재판에서 집행유예를 포함한 금고 이상의 형 확정 등이 꼽힌다. 헌법 제64조에 따라 국회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있으면 제명할 수 있지만 여당인 민주당이 180석의 의석을 차지한 거대 집권당인 상황이라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은 전날 검찰의 불구속 기소 직후 "성실하게 재판에 임하며 결백을 증명해 나가겠다"며 사직에 대해서 분명히 선을 그었다. 윤 의원이 스스로 사직하거나 국회에서 제명될 확률은 희박한 상황이다. 결국 향후 재판 결과가 윤 의원의 거취에 영향력을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의기억연대 회계 부정 의혹에 휩싸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leehs@newspim.com |
법조계에선 업무상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를 받는 윤 의원에게 실형까지 선고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검찰이 윤 의원을 두고 1억원이 넘는 정대협과 정의연의 예산을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결론낸 점에 주목했다.
형법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에 의하면 업무상 임무에 위배해 재물을 횡령하거나 재산상 이득을 취한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정대협과 정의연 등을 상대로 후원금 반환 집단소송을 진행 중인 김기윤 변호사는 "횡령 금액이 1억원 이상이 넘어 실형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를 이용해 편취했다는 혐의도 죄질이 나쁘다고 평가될 수 있고, 범행을 계속 부인하고 있는데 이는 형량의 가중 사유가 된다"고 설명했다.
3억6000여만원의 정부·지자체 보조금을 부정으로 수령했다는 혐의(보조금관리법 위반)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도 관심이다. 윤 의원이 부정한 방법으로 사업자로 선정돼 보조금을 교부받은 사실이 확인되면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또 보조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했다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이 가능하다.
검찰이 이른바 '안성 쉼터' 고가 매입 의혹을 기소 처분한 부분도 형량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된다. 검찰은 윤 의원이 안성 쉼터를 시세보다 고가인 7억5000만원에 매수해 매도인에게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게 하고 정대협에게 손해를 가했다고 판단했다. 매도인이 얻은 재산상 이득과 자금 흐름에 따라 중형까지도 선고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황성욱 법무법인 에이치스 변호사는 "법리적으로만 따지면 실형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배임 등 재산죄 관련해서 범죄 금액이 5000만원만 넘어도 실무에선 실형이 나온다"고 평가했다. 다만 황 변호사는 "민주당이 여당이라서 실제 실형까지 선고될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일각에선 현직 의원에 대한 재판인데다 혐의 입증을 위한 검찰과 윤 의원 측의 치열한 법리 다툼이 예상돼 재판이 길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불구속 재판이라서 1년 이상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며 "더구나 전부 무죄를 주장하는 사건은 1년 이상 걸리고 윤 의원이 현직인 만큼 의정활동으로 재판을 미룰 수도 있다"고 했다.
앞서 서울서부지검은 14일 윤 의원을 ▲개인 계좌로 모금한기부금과 단체 자금을 유용한 혐의(업무상 횡령) ▲안성 쉼터를 고가에 매수해 정대협에 손해를 가한 혐의(업무상 배임) ▲치매를 앓는 위안부 할머니의 심신 장애를 이용해 기부·증여하게 한 혐의(준사기) ▲거짓 신청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국고·지방보조금을 교부받아 편취한 혐의(보조금관리법 위반·지방재정법 위반 및 사기)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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