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교보생명의 미얀마 진출 선언으로 국내 생명보험업계 '빅3'의 동남아 시장 공략 경쟁이 불붙게 됐다. 그동안 삼성, 한화생명에 비해 교보생명은 동남아 진출에 소극적이었다. 삼성생명은 지난 1997년 태국에, 한화생명은 2008년 베트남에 각각 진출한 바 있다.
이들 '빅3' 생보사가 동남아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국내는 이미 포화상태인데다, 동남아가 상대적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은 성장성은 높지만 자국 보험사 위주여서 국내 생보사들이 끼어들 여지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최근 미얀마 주재사무소 설치에 대한 미얀마 당국의 최종 인가를 획득해 본격적으로 동남아 보험시장 공략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교보생명에 따르면, 미얀마는 생명보험시장 침투율(GDP 대비 수입보험료)이 0.01%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3개년 평균 경제성장률이 약 6.2%에 이르며, 다수의 기관이 향후 10년간 GDP가 매년 6~7%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서울 여의도 한화생명(왼쪽)과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 [사진=각사] 2020.10.05 tack@newspim.com |
또한, 정부의 금융산업 육성정책, 소득 상승에 따른 보험니즈 증대, 30세 미만에 불과한 국민 평균연령 등의 영향으로 2028년까지 생명보험시장이 연평균 40%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미얀마는 동남아 보험시장에 대한 현지 시장조사 및 사업타당성 검토를 위한 경제적·지정학적 요충지라고 판단했다"면서 "향후 아세안, 인도 등 신남방 지역을 비롯해 고객확보가 가능한 국가들로 점진적인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생명은 지난 1997년 태국에 진출한 바 있다. 삼성생명에 따르면, 태국의 생보시장은 최근 5년간 수입보험료가 연평균 4% 증가했다. 지난해 생명보험 신계약보험료는 전년대비 11%가 성장했다.
태국 보험시장은 외자계 생보사에 우호적인 시장으로 지난 5월 기준 총 22개사 중 12개사가 외자사이며, 외자사의 시장점유율은 70% 정도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태국삼성은 지난 2017년부터 3년 연속 흑자를 기록, 경영정상화의 계기를 마련했다"며 "최근 수년간의 영업 호조와 보유계약 성장을 바탕으로 손익구조를 개선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은 지난 2009년 베트남, 2013년 인도네시아에 각각 진출한 바 있다. 베트남법인은 지난 2016년 흑자전환했다. 인도네시아에는 올해 첫 지점을 여는 등 한화생명은 동남아 진출에 가장 적극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상무가 해외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출산 고령화로 성장 정체에 빠진 국내시장을 대체할 보험시장으로 현재로선 동남아만한 시장이 없다"며 "중국은 외국계, 특히 한국 보험사들의 무덤이라 불릴적으로 배타적이어서 동남아에 더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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