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SK텔레콤이 자사의 인공지능(AI) 비서 기능을 전면에 내세워 블루투스 이어폰 시장에 전격 진출한다.
오는 11월 출시 예정인 SK텔레콤의 '누구 버즈(NUGU Buds)'는 10만원 이하의 가격에 음성으로 활용하는 AI 비서 서비스에 중점을 둔 제품이다. 이를 통해 레드오션인 무선이어폰 시장에서 '에어팟', '갤럭시버즈 라이브' 등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12일 오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의 AI플랫폼 '누구(NUGU)'와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T전화'를 결합한 지능형 전화 서비스 'T전화x누구'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지능형 전화서비스인 'T전화x누구'는 다음달 출시될 '누구 버즈'와 함께 SK텔레콤 이용자에게 음성인식과 콘텐츠 추천 등 AI를 통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제공하게 된다.
◆T전화를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주문부터 배달까지 '원스톱' 서비스 꿈꾼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이현아 SK텔레콤 AI서비스단장이 'T전화x누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자료=SK텔레콤 온라인 기자간담회 갈무리] 2020.10.12 nanana@newspim.com |
SK텔레콤은 이날 기존의 T전화를 빠른 시일내 제품 주문부터 예약, 결제, 배달까지 한번에 가능한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한 3단계 로드맵도 공개했다. ▲먼저 이용자들이 기존 T전화를 통해 좀 더 편리해진 전화 수·발신 기능을 경험하면 ▲텍스트와 음성이 자연스럽게 전환되는 '컨버터블 콜(convertible call)' 서비스로 통화녹음을 텍스트로 바꾸고 검색과 요약이 가능한 부분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화의 지능화' 단계로 넘어간다. 이를 통해 오는 2022년 상반기까지 ▲다양한 요인을 두루 감안해 최적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에이전트 비즈 플랫폼'이 되는 게 궁극적 목표다. SK텔레콤은 이 서비스로 식사 시간, 요일, 결제 방식(개인카드, 법인카드) 등을 감안해 적합한 식당을 예약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현아 SK텔레콤 AI서비스단장은 "SK텔레콤은 어뷰징이 거의 없는 소중한 데이터 자산과 관심지점(POI·Point of Interest) 정보를 갖고 있다"며 "이런 데이터와 누구의 추천기술, 전화의 지능화 기술이 결합되면 사용자의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최적의 식당을 추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SK텔레콤은 이번 서비스에 광고와 구독의 두 가지 수익창출 모델을 설계했다. 당장 T전화 서비스에 광고영역이 기존보다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추후 광고 비중이 늘어날 개연성은 충분하다. 우선 이번에 출시된 AI 추천 서비스 '투데이' 탭 하단에도 추후 마케팅, 광고가 실릴 예정이다.
이 AI서비스 단장은 "맞춤형, 최적화 콘텐츠를 다루면 '광고', 개인과 무관하거나 불필요한 콘텐츠를 제공하면 '스팸'"이라며 "AI기술을 통해 맞춤형 광고가 이용자에게 혜택과 정보가 될 수 있게끔 하겠다"고 말했다.
◆"AI스피커가 귓 속으로"…'누구 버즈'로 블루투스 이어폰 시장에 출사표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SK텔레콤 AI서비스단 소속 임원들이 12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왼쪽부터 최재훈 SK텔레콤 AI컴유닛장, 김영준 SK텔레콤 AI기술유닛장, 이현아 SK텔레콤 AI서비스단장, 신상욱 SK텔레콤 AI서비스유닛장, 박명순 SK텔레콤 AI사업유닛장. [사진=SKT] 2020.10.12 nanana@newspim.com |
애플이 '에어팟' 시리즈로 꽉 잡고 있는 블루투스 이어폰 시장에 통신서비스 회사인 SK텔레콤이 출사표를 낸 것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SK텔레콤은 과거 '아이리버'로 유명했던 계열사 드림어스컴퍼니를 통해 자사의 첫 블루투스 이어폰인 '누구 버즈'를 생산하게 된다.
아직 구체적인 가격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SK텔레콤은 이날 누구 버즈의 판매가격이 10만원 이하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버즈 라이브'는 19만8000원, 애플의 '에어팟 2세대'와 LG전자의 '톤프리'가 19만9000원으로, 후발주자인 누구 버즈의 가격은 경쟁사 대비 9만원 이상 저렴할 전망이다.
누구 버즈의 차별화 포인트는 경쟁사보다 강화된 AI비서 기능에 있다. 박명순 SK텔레콤 AI사업유닛장은 누구 버즈에 대해 "갖고 다니는 '누구 AI스피커'라고 생각해 달라"고 강조했다.
박 AI사업유닛장의 설명처럼 기존에 누구 스피커를 통해 할 수 있었던 모든 기능이 무선이어폰으로 가능하다. T전화와 연결된 누구 버즈는 "아빠한테 메시지 보내줘", "최신 음악 들려줘", "날씨 알려줘"와 같은 명령어로 문자 및 음악재생, 정보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박명순 SK텔레콤 AI사업유닛장이 '누구 버즈'에 대해 발표하는 모습. [사진=SKT] 2020.10.12 nanana@newspim.com |
단, 갤럭시버즈 시리즈나 에어팟 시리즈 역시 '빅스비', '시리'와 같이 AI비서 기능을 제공하지만 이용빈도가 높지 않다는 점은 SK텔레콤이 극복해야할 과제다.
이에 대해 박 AI사업유닛장은 "기존 사업자들은 하드웨어 보완적 입장에서 AI 서비스에 접근했지만 우리는 메인서비스와 AI비서 기능이 결합한다는 게 핵심"이라며 "단순 결합이 아니라 화학적 결합이며 전화뿐 아니라 생활관련 서비스와 AI를 접목한다는 점이 빅스비, 시리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1200만명의 T전화 사용자의 행동데이터로 AI가 고도화됐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의 통화음질 최적화 기술과 퀄컴의 CVC(Clear Voice Capture)기술을 적용해 통화품질을 높였다는 누구 버즈는, 드림어스컴퍼니의 하이엔드 오디오 아스텔앤컨에 사용된 음질 튜닝 기술과 주변음 허용기능(생활소음 전달기능)이 탑재됐다. 이어버드의 무게는 약 4g으로 갤럭시버즈 라이브(5.6g), 에어팟 프로(5.4g)보다 가볍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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