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국민의힘이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불거진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를 발족하며 소속된 위원들에게 "재보궐선거 출마 포기 각서를 써라"라고 압박하자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과 김선동 사무총장이 잇따라 자진 사퇴했다.
이들의 사퇴에 대해 서울시장 출마를 위한 것이라는 해석과 함께 경준위 구성 과정에서 드러난 당 지도부 내 갈등에 반발해 사퇴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모두 갈등설을 일축하고 있지만, 김 위원장이 임기를 채울 수 있겠냐는 조기 퇴진론 말까지 나도는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김선동 사무총장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기념토론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0.06.22 kilroy023@newspim.com |
김 사무총장은 1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늘 김종인 비대위원장께 직접 사직서를 내고 사의를 표명했다"며 "당분간 휴식을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사퇴를 표명한 이유에 대해 "비대위에 부담을 주지 않는게 당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사퇴를) 결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주호영 원내대표와 비대위의 갈등이 불거졌다. 당초 재보궐 경준위원장이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에서 김상훈 의원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비대위와 주 원내대표의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보궐선거 준비위원회 구성 문제로 내부갈등이 있었다"며 "모든 정치 일정과 인사를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비대위의 문제가 다시 한 번 외부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을 향해 "특유의 '마이너스의 손'을 휘두르고 있다"며 당 운영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도부 간 갈등설이 불거지자 김 위원장과 주 원내대표는 사태 진화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나 "명단이 확정되기도 전에 사람 이름이 언론에 노출되서 언론이 그렇게 판단했다"며 "실질적으로 인선을 하는데 (지도부 간) 하등의 잡음은 없었다"고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또 "4·15 총선 이후 가졌던 긴장감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며 초심을 강조하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갈등은 전혀 없다"며 "전해 들은 바에 의하면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초기에 가진 혁신이 조금 낮아지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표시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김종인 위원장의 조기 하차설에 대해 "(김 위원장을) 모실 때 내년 재보궐선거까지 비대위를 하는걸로 했다"며 "이야기한 대로 될 것 같은데 그만둔다는 이야기가 왜 나오는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경선준비위원에 대한 공정성 문제도 불거졌다. 김선동 사무총장과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은 서울시장 후보, 박수영 의원은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기 때문이다.
정원석 비대위원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공정성 확보 차원에서 경선준비위 소속 전원은 서울·부산시장 출마 포기 각서에 서명하고 진정성 있는 청사진을 제시하는 게 옳다"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김 위원장 역시 "룰을 만드는 곳에 입후보할 사람이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동조했다.
이에 지 원장은 지난 13일 경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재보선 승리를 위한 전략을 만드는 여의도연구원장으로서 공정한 선거가 되도록 돕는 것이 맞다"며 자진 사퇴의사를 표명했다. 이날에는 김선동 사무총장이 지도부 간 갈등을 조장한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무총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서울시장 출마를 염두에 뒀나'라는 질문에 "그런 문제는 아니다"라며 "일단 휴식을 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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