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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일 삼성SDI 상무 "전기차 15분 충전으로 400km 달리는 기술 개발"

기사등록 : 2020-10-2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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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현재도 7% 세계 최고 수준…용량 확대 필요성
배터리 효율성 높이는 '모듈리스 팩' 개발도 추진 중
15분에 배터리의 80% 충전하는 기술 이미 개발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삼성SDI가 배터리 용량을 늘리기 위해 음극재 실리콘 비율을 10%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내놨다. 전기차 주행거리뿐만 아니라 무선이어폰 등 웨어러블 시장에서 늘어나는 고용량 배터리 수요를 충족하겠다는 목표다.

윤태일 삼성SDI 상무는 22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9회 더배터리컨퍼런스'에서 '2차전지 시장 현황 및 전망'이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을 통해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인 실리콘 비율 7%를 넘어 10%까지 올리는 기술개발을 진행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윤태일 삼성SDI 상무가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9회 더배터리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강명연 기자]

윤 상무는 "현재 배터리 회사들은 음극재에 누가 더 실리콘을 많이 넣느냐를 두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삼성SDI는 이미 업계에서 가장 많은 7%를 실리콘으로 넣고 있는데 이 비율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음극재의 기본 소재는 흑연이다. 하지만 흑연은 성능 한계가 도달해 배터리 업체들은 실리콘을 넣어서 훨씬 고용량 배터리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실리콘을 많이 넣을수록 배터리가 부풀어서 위험해지기 때문에 기업들은 관련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윤 상무는 "실리콘 비율을 늘릴 때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카본 함유 복합장치 등을 활용하고 있다"며 "관련 기술개발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량 배터리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현 수준보다 늘려야 한다는 점을 꼽았다. 윤 상무는 "현재 전기차는 300km~350km 정도를 달릴 수 있고 올해, 내년에 나오는 차는 500km 가량 주행거리가 나오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에는 못미친다"며 "에어컨이나 히터를 사용하면 주행거리가 20% 가량 줄어들기 때문에 실제 주행거리를 700~800km 수준으로 만들어야 고객들이 불편 없이 전기차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선이어폰 등 웨어러블 기기에서도 고용량 배터리가 점점 요구되고 있다고 윤 상무는 설명했다. 그는 "갤럭시 버즈나 애플 이어팟 등 최근 유행하는 기기들은 작은 디자인을 갖고 있으면서도 고용량의 배터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전기차에 더 많은 배터리 용량을 탑재할 수 있도록 배터리 셀을 배터리 팩에 직접 장착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현재 배터리는 기본 단위인 배터리 셀을 배터리 모듈로 만든 뒤 배터리 팩 형태로 전기차 등의 제품에 들어간다. 모듈을 없앤 '모듈리스 팩'을 만들어 배터리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게 삼성SDI의 계획이다.

윤 상무는 "자동차에서 주어지는 배터리 팩 공간에 얼마나 많은 배터리를 넣을 수 있는지가 용량을 결정하는데, 현재 모듈 단위에서 낭비되는 공간을 없애고 배터리 팩에 셀을 직접 장착하면 어느 자동차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간 활용성을 최대한 높이는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전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15분에 배터리의 80%를 충전하는 기술을 이미 개발해 조만간 적용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그는 "충전속도 역시 배터리 업체들의 큰 숙제 중 하나"라며 "현재 대부분의 전기차 충전시간은 급속충전이라 해도 40분~1시간 가량 걸리는데, 커피 한 잔 마신 뒤 필요한 거리를 갈 수 있을 만큼 충전하면 된다. 80% 가량 충전하는 데 15분 정도 걸리면 주행거리 500km인 차가 400km를 더 갈 수 있기 때문에 총 900~1000km 정도 운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리튬이온 이동로를 빠르게 만드는 게 충전속도를 높이는 기술"이라며 "이미 음극재에 들어가는 재료와 극판에 들어가는 구조를 바꿔서 이온이 빨리 양극을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기술을 개발해서 앞으로는 5~10분 안에 충전해서 불편 없이 이동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에 대해서는 화재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막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윤 상무는 "모든 기업들이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며 "기존에 고체 전해질은 두꺼운 형태였는데 올해 초 발표했던 것처럼 절반 수준의 부피로 전해질을 개발하고 있고 2025년 이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삼성종합기술원은 은과 탄소를 결합한 신소재인 'AG카본' 개발에 대해 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공개한 바 있다.

배터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2025년에는 메모리 시장에 버금가는 규모로 성장할 거라고 윤 상무는 내다봤다. 그는 "전기차 1위인 폭스바겐은 2040년까지 판매 차량 중 전동화 비중을 100%로 만들겠다고 했고 BMW는 2025년까지 25%, 닛산은 2022년까지 30%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내놨다"며 "각국의 보조금이나 세금혜택 등 인센티브 등 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지난해 전기차 판매 대수인 100만대에서 매년 30%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는 배터리 시장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중요 시장이 되는데, 내연기관에 비해 부품 수가 30% 수준이기 때문에 경정비 비용이 훨씬 줄어들고 소음, 조향성능,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 등 거의 모든 측면에서 앞서 있는 만큼 전기차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시장은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용량을 늘리고 가격을 낮추는 등 소비자들이 원하는 수준의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더배터리컨퍼런스는 '인터배터리 2020'의 부대행사로 진행됐다. 올해 8회째인 인터배터리 2020은 국내 유일의 배터리 전문 전시회로 이날부터 오는 23일까지 3일 간 열린다. 올해는 198개 기업이 참여, 380부스가 마련돼 최신 배터리 기술을 소개한다. 컨퍼런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됐다.

unsa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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