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의 반도체 업체 키옥시아(구 도시바메모리)가 상장 연기에도 불구하고 1조엔(약 11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낸드플래시 메모리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키옥시아는 미국의 웨스턴디지털과 함께 미에(三重)현 욧카이치(四日市)시에 4만㎡(약 1만2000평)의 대형 공장을 건설한다. 내년 봄 착공해 2022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장이 연기된 키옥시아가 대형 투자를 결단한 배경에는 SK하이닉스를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플래시 메모리 시장은 ▲삼성전자 35.9% ▲키옥시아 19.0% ▲웨스턴디지털 13.8% ▲마이크론테크놀로지 11.1% ▲SK하이닉스 9.9% ▲인텔 9.5%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업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는 2025년에야 완료될 전망이지만, 인수가 마무리되면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19.4%로 늘어나면서 키옥시아를 제치고 2위로 부상하게 된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의 전환사채(CB)를 보유하고 있어 상장 후 약 15%의 주식을 취득하게 된다.
신문은 "2028년까지는 키옥시아와 합의 없이 주식 보유를 늘릴 수 없지만 기한이 지나면 늘려나갈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에서는 키옥시아가 SK하이닉스에 먹힐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키옥시아의 고위 간부는 "강력한 2위가 되기 위해서는 상장이 늦어지더라도 설비투자를 계속해야 한다"며 이번 투자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키옥시아는 올해 일본 내 IPO(기업공개) 최대어로 꼽혔지만, 당초 10월 6일로 예정됐던 도쿄증시 상장을 연기했다. IPO를 단념한 것은 아니며 연말이나 내년 초 다시 상장 시기를 모색할 것으로 전해졌다.
키옥시아의 제품 이미지 [사진=키옥시아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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