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지난 3분기(7~9월) 미국 경제가 30%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다만 미국 경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미 상무부는 29일(현지시간) 3분기 국내총생산(GDP) 예비치가 전기 대비 연율 33.1%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기대치 31%를 웃돈 결과다. 미 정부가 GDP 집계를 시작한 1947년 이후 최고치이기도 하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으로 2분기 31.4% 역성장한 미국 경제는 3분기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플러스(+) 성장에 성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을 5일 앞두고 발표된 GDP 지표가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기를 바라고 있다.
트럼프 캠프는 페이스북 광고를 통해 '역사상 가장 빠른 GDP 성장'을 언급하며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과감한 행동과 강력한 리더십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GDP 추이.[자료=미 경제분석국] |
미국 경제활동에서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은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2분기 31.4% 급감했던 소비지출은 3분기 40.1%나 급증했다.
기업투자는 설비투자가 70.1% 급증하면서 3분기 중 20.3% 늘었다. 주택투자는 주택 수요가 증가하며 59.3% 증가했다.
3분기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연율 3.7% 상승했다.
다만 경제 전문가들은 여전히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위기 전인 지난해 말 규모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역사상 가장 높은 GDP 성장률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언 셰퍼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헤드라인 수치가 화려해 보인다"면서도 여전히 성장이 2019년 말 규모를 3.5% 밑돌았다고 분석했다. 셰퍼드슨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지출과 기업 투자 증가세가 4분기에는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전날 NBC 뉴스와 인터뷰에서 "3분기 GDP 반등이 사상 최고의 분기 성장일지라도 2분기 경제활동의 붕괴에 따른 것이라 전혀 인상 깊지 않다"면서 "3분기 성장에도 실질 GDP는 2분기 자유낙하의 3분의 2 정도만 회복된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AP통신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깊은 침체로부터의 회복이 완성되려면 아직 멀었다고 평가했다.
4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6만5000명 이상 발생하면서 '가장 어두운 겨울'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의회가 코로나19 추가 부양안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연방정부의 지원금에 의존하던 경제 주체들이 어려움에 부닥친 점 역시 부담이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최근 미국의 4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에서 3%로 하향 조정했다.
실제 미국인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도 3분기 높은 성장률 수치를 무색하게 한다. 미국의 실업률은 팬데믹 침체 초기 14.7%에서 최근 7.9%까지 내려왔지만,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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