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LG화학의 전지(배터리) 사업부문 분할이 최종 확정됐다. 분사 계획 발표 이후 소액 주주와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 의견을 밝히며 긴장이 감돌기도 했지만 주주들은 LG화학의 결정을 지지해줬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오는 12월 1일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출범할 예정이다.
◆ 참석률 77.5%...회사 반차 내고 주총장 찾은 직장인도
30일 LG화학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 전체 주주 가운데 77.5%가 참석했으며 출석 주식 대비 찬성률은 82.3%, 발행주식 총수 기준으로는 63.7%가 찬성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30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화학 임시주주총회에 참석해 물적분할 배경과 목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LG화학] 2020.10.30 yunyun@newspim.com |
분사안은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동의를 얻어야 통과될 수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안건 가결을 위해 필요한 출석 주식 대비 최소 찬성률이 66.7%인데 주총의 찬성률은 이보다 높은 82.3%"라고 말했다.
이어 "㈜LG와 특수관계인 약 30%와 외국인 투자자 지분 40% 외에 소액주주나 기관투자자 가운데서도 일부 찬성표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부 소액 주주들의 반발도 있었다. 이날 주총장에는 회사에 반차를 내고 참석한 서울시 방배동의 김영석 씨가 기자들과 만나 "물적 분할 방식은 기존 LG화학 주주들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다만 그는 "내가 가진 주식이 10주 뿐이라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전지사업, 급속 성장에 재무부담 가중...순차입금 8조원
오늘 주총 결과로 LG화학의 배터리 사업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LG화학은 지난달 17일 분사 계획을 발표하며 "배터리 산업의 급속한 성장 및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구조적 이익 창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현재 시점이 회사분할의 적기라고 판단했다"면서 "회사분할로 전문 사업분야에 집중할 수 있고, 경영 효율성도 한층 증대돼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이 단기간 급속도로 커지며 가중되는 재무구조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주총 주요 현안으로 재무구조 부담과 재원 부족에 따른 성장 제약 두 가지를 언급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화학의 주주총회에 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LG화학의 배터리 법인 분사 여부를 결정한다. 2020.10.30 alwaysame@newspim.com |
LG화학은 "전지부문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시설투자 규모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순차입금은 8조원으로 증가했고 부채비율은 100%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정된 재원으로 사업본부 간 투자불균형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사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호소했다.
◆ 신설 법인, 2024년까지 매출 30조원 달성 '목표'
LG화학은 신설 법인을 통해 오는 2024년까지 매출 30조원 달성 등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2분기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구조적인 이익 창출 기반을 마련하고 배터리 사업에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수주잔고 150조원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신설법인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약 13조원 수준이다.
LG 트윈타워 [사진=LG] |
신설 법인에서는 배터리 소재, 셀, 팩 제조 및 판매 뿐만 아니라 배터리 케어‧리스‧충전‧재사용 등 배터리 생애 전반에 걸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E-Platform 분야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날 "LG화학이 지난 70여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장해 온 이유는 끊임없이 창조적으로 변화하고 도전해 왔기 때문"이라며 "금번 분사 결정 또한 앞으로 지속적으로 영속하기 위한 또 다른 걸음일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다"고 강조했다.
신 부회장은 "이번 분할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고 LG화학이 '글로벌 Top5 화학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주주 여러분의 지지와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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