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 다음해 한국의 대미 수출과 미국의 한국 직접투자가 대선이 치러진 해보다 위축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산업통계분석시스템(iSTANS)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30년 간(1988~2018년) 대미 수출액 추이를 분석한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그래픽=전경련] 2020.11.03 iamkym@newspim.com |
전경련에 따르면 미국에서 1975년 터프트(E. Tufte)와 노드하우스(W. Nordhaus)가 처음으로 대통령 선거와 관련된 경기순환(정치적 경기순환, Political Business Cycle)에 주목했다. 이들은 통상 선거가 치러지는 해에는 현직 대통령이나 집권당이 재선을 위해 팽창적인 재정·통화 정책을 사용해 경기를 부양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일반적으로 대선 다음해에는 과열된 경기가 조정·수축되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실제로 1988년 이후 미국에서는 총 여덟 차례 대선이 치러졌는데, 이 중 1996년 대선, 2016년 대선 두 차례를 제외하고, 여섯 차례는 대선 다음 해에 GDP 성장률이 대선이 있던 해에 비해 감소했다.
1988~2018년 기간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214억7000만 달러에서 730억4000만 달러로 3.4배 성장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4.2%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 대선 다음해 전년대비 수출액 성장률 평균은 –4.2%였다. 총 8회의 미 대선 직후 다음해 중 5회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2009년에는 금융위기의 여파로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률(-18.7%)을 기록했고, 2013년에는 직전 해 발효된 한미 FTA의 영향으로 비교적 큰 폭의 플러스 성장률(+6.0%)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위기의 여파가 있던 2009년을 제외하더라도 대선 다음해의 전년 대비 성장률 평균은 –2.1%로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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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산업별 수출 실적을 살펴보면, 성장률 변화 폭이 가장 큰 산업은 철강으로 나타났다. 철강 산업은 미 대선 다음해에는 평균 –8.1%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나머지 해에는 +20.7% 성장률로 차이가 28.8%p에 이르렀다. 철강 산업은 경기에 민감하고 미국의 보호무역조치(반덤핑, 상계관세, 세이프가드 등)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분야로 상대적으로 다른 산업에 비해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어 자동차 산업 역시 미 대선 다음해에는 평균 –6.9% 성장률을 보였으나, 나머지 해에는 +13.8%로 차이가 20.7%p로 나타났다. 반도체는 각각 –0.7%, +11.5%로 12.2%p의 격차를 보였다.
아울러 미국의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 역시 미 대선 다음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2000~2019년 성장률 평균은 29.8%인데 반해, 미 대선 다음해 성장률은 5차례 사례 중 4차례에서 마이너스(전년대비)가 나타났으며, 성장률 평균은 –23.5%였다. 성장률이 플러스를 기록한 해는 2013년 한차례였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미국 경제 침체 지속, 미중 무역 갈등의 불확실성, 보호무역주의 강화, 미국으로의 리쇼어링 확대 등 대미 수출의 악재들이 산적해 있다"며 "신정부와의 원만한 통상 협상과 철강, 자동차 등 주요 대미 수출산업에 대한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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