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 집계가 수일 혹은 수주까지 걸릴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금융시장이 극도로 꺼리는 두 가지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24시간 전보다 훨씬 높아졌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합주 6곳 중 4곳에서 우위를 점하며 본인이 승리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애리조나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점쳐지고 있고 위스콘신에서도 바이든이 역전에 성공하는 등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한국시각 4일 오후 7시 기준 바이든이 선거인단 224표를, 트럼프가 213표를 확보해 누구도 과반인 270표에 도달하지 못했다.
게다가 아직 대부분 주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의 표가 몰려 있는 사전투표와 우편투표 집계가 상당 부분 남아 있어 결과를 예측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바로 이 때문에 금융시장에서는 대선 결과에 이의가 제기되는 '경쟁 선거'(contested election)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빙의 차이로 승패가 결정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이고 바이든 후보도 결과에 쉽게 승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RBC캐피탈마켓츠의 글로벌 외환 전략 책임자인 엘사 리뇨스는 "시장은 경쟁 선거 리스크를 아직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는데, 불행히도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세계증시 랠리를 이끌었던 '블루웨이브' 가능성도 줄어들고 있다. 당초 민주당이 백악관과 상원을 모두 탈환하는 블루웨이브 기대에 증시가 랠리를 펼쳤으나, 상원의원 선거 집계가 진행될수록 상원은 공화당에, 하원은 민주당에 남는 분열된 의회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양당이 상원과 하원 하나씩을 차지하게 되면 대규모 추가 경기부양책이 신속히 통과될 가능성이 낮아진다.
판테온마크로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이언 세퍼드슨은 "민주당이 상원을 차지하면 경기부양이 2조달러 규모까지 커질 수 있겠지만, 공화당 주도 상원이 계속되면 5000억달러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이 승리하고 의회가 분열되는 상황도 시장으로서는 달갑지 않다. 노르디어인베스트먼트펀즈의 마크로 전략가인 세바스챤 갤리는 "민주당 대통령에 공화당 상원 조합은 긴축재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경제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두가지 시나리오에서도 주가 상승을 점치는 전망도 있다. UBS그룹 AG의 아시아태평양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켈빈 테이는 "의회 교착상태가 지속되면 세금정책에 큰 변화가 나타나기 어려워 기업 실적 성장에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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