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의 20대 남성 1명이 강원도 동부전선 철책을 넘어 온 사건과 관련해 합동참모본부가 해당 지역에 전비태세검열단을 파견해 경계 문제는 없었는지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5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합참 차원에서 점검 및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합참은 지난 4일 전비태세검열단을 현장에 파견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철원=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2018년 10월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 일대 GP 앞에서 현지부대 및 132공병 지뢰제거팀이 DMZ 내 유해발굴을 위한 지뢰제거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2018.10.02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앞서 군 당국의 설명에 따르면 군은 지난 2일 오후 10시 14분과 10시 22분 GP(소초) TOD(열상감시장비)를 통해 처음으로 이 남성을 포착했다. 이때 남성은 MDL(군사분계선) 일대에 있었다.
군은 이어 3일 오후 7시 25분경 이 남성이 GOP(일반 전초) 철책을 넘는 것을 다시 포착했지만, 이로부터 약 14시간이 지난 4일 오전 9시 50분경에야 남성의 신병을 확보했다. 남성은 신병이 확보된 뒤 귀순 진술을 했다.
이와 관련해 군이 경계작전에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북한 남성이 GOP 철책을 넘어 14시간가량이나 우리측 지역에서 군의 감시망을 벗어나 머물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남성이 GOP 철책을 넘을 때 과학화경계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남성이 GOP 철책을 넘을 때 이 과학화경계시스템의 광망이 울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광망은 그물 형태의 센서로 절단하거나 건드릴 경우 경보를 울리는 감지 센서다.
때문에 군은 왜 과학화경계시스템의 광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 혹시 당시 오류가 발생했던 것은 아닌지 등을 전반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조사 결과에 따라 관계자 문책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부대는 지난 2012년 '노크 귀순' 사건이 발생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노크 귀순 사건은 북한군 병사가 군사 분계선을 넘어 우리측 측 GOP 소초의 문을 두드리고 귀순한 사건을 말한다.
한편 군은 지난 4일 "경계작전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 관계자는 "노크 귀순을 이번 사건과 유사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분명히 아니다"라며 "노크 귀순은 (병사가) 철책을 월책할 때도 인지하지 못했고 종심 이남까지 민가에 들어가 신고로 식별된 것이고, 이번 건은 신병 확보시까지 (군이) 연계된 작전을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 2일 처음 MDL 일대에서 남성을 포착했을 때 다양한 우발상황에 대비해 정보감시형태를 격상하고, DMZ(비무장지대) 수색작전, 비상주 GP 병력투입, 기동 TOD 운용 등 GP와 GOP의 감시를 강화하는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또 "이후 지난 3일 남성이 GOP 철책을 월책하는 것을 포착했을 때는 즉각 GOP 종심 차단 및 봉쇄를 했고 동시에 탐색작전을 전개해서 오늘 GOP 종심 제1봉쇄선 내에서 남성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