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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로빈후드 '토스'] '신흥 강자' vs '전통 증권사'...창과 방패, 승자는?

기사등록 : 2020-11-1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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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토스 이용자 1000만명 수준...탄탄한 기반
토스증권, 미국 '로빈후드'처럼 젊은 세대 겨냥
업계 안팎 "당장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 전망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카카오페이증권(카카오증권)에 이어 토스증권(가칭)이 내년 초 출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금융투자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내부에선 '한국판 로빈후드'의 등장이라는 긴장의 목소리와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부정적 전망이 비등한 모양새다. 우선 토스증권으로서는 자기 자본금 확충 방안과 젊은 투자자들을 사로잡을 특단의 전략을 선보일 수 있을 지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전날 금융위원회로부터 증권업 진출을 위한 투자중개업 본인가를 획득했다. IBK투자증권·KTB투자증권 이후 12년 만에 새로운 증권사 탄생이다. 토스증권은 비바리퍼블리카의 지분율 100% 계열사로 자본금은 340억원, 직원수는 80명이다.

[서울=뉴스핌] 그래프=NH투자증권

토스증권이 내세우는 강점은 젊은 세대에 익숙한 플랫폼을 활용하고 계좌 개설부터 투자까지 모든 서비스를 온라인으로만 제공한다는 점이다. 토스증권은 오프라인 지점이 없다 보니 모바일 이용이 서툰 중장년층에게는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지만 당초 설정한 타켓이 젊은 층이어서 당장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토스는 앞서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2030밀레니얼 세대 눈높이에 맞는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를 개발해 제공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기존 증권사 리서치 자료와 차별화를 꾀한 투자 정보 등을 기반으로 2030이 원하는 투자 환경 제공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현재 토스 전체 이용자 1800여만명 중 20~30대는 1000만명 수준이다. 앞서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 인덱스가 지난해 토스를 포함한 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을 조사한 결과, 토스가 ▲국내 신규 유입자 수 ▲월별 사용자 수 ▲10·20세대 사용자 수 모두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토스로서는 최근의 투자 현상과 기존 이용자 기반을 고려하면 틈새시장을 공략할 여지는 충분한 셈이다. 특히 올해 1분기 활동계좌 기준 주식 투자 인구의 50% 이상이 20~30대로 개인 주식투자 시장을 주도하는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의 모바일 무료 주식 거래 플랫폼인 '로빈후드'의 성공을 두고 토스증권의 장밋빛 미래를 그리는 전망도 있다. 토스증권을 두고 업계 안팎에선 '한국판 로빈후드'로 부르곤 한다. 로빈후드 이용자는 지난해 말 600만명 수준이었으나 올해 5월 말에는 1300만명으로 급증했다. 월가에서 최근 급증한 개인 투자자를 '로빈후드 투자자'라고 부를 정도다.

로빈후드 역시 초보 투자자의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사용자 경험(UX)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디자인 등이 미국의 젊은 세대에 먹혀들었고 여러 은행과 손쉽게 연동돼 편의성을 극대화 했다.

다만 거래 수수료가 완전 무료인 로빈후드와 달리 토스는 수수료 무료 정책은 시행하지 않겠다고 밝혀 성공 여부를 속단하기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증권사의 경우, 대부분 MTS 매매에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토스는 낮은 수준의 수수료를 받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 증권사들 입장에선 카카오페이증권에 이어 젊은 투자자들을 노린 새로운 도전자가 나타나 대책 마련을 고심 중이다. 당장 폭발적인 영향은 없어도 장기적인 관점에선 무서운 성장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뢰가 중요한 증권업 특성상 이제 막 첫 발을 내딛는 토스증권이 기존 판도를 뒤흔들기는 역부족이란 목소리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존 증권사들이 지금까지 쌓은 노하우와 고객 인프라, 그리고 신뢰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공격적인 마케팅만으로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며 "다만 최근 가파르게 늘어나는 2030 투자자들이 토스로 옮겨갈 수 있는 만큼 각사 모두 내부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고는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토스증권은 자기자본이 비교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외부 투자 성공 여부에 따라 업계에 미칠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토스증권의 경우, 대주주(카카오페이 및 카카오)의 증자 여력이 풍부한 카카오페이증권과 달리 외부 투자자를 통한 조달 등 선택지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로커리지가 주 사업이더라도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위한 적정 수준의 자기자본은 필요하다"며 "대주주의 무제한적인 증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토스증권은 외부 투자 조달을 위해 자체적으로 기업가치를 인정받아야 할 필요성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직 성공 여부를 장담하긴 어렵지만 만약 토스증권이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게 되면 국내 증권업계에 미칠 영향은 카카오페이증권보다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imb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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