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특정 재판부 소속 법관들의 가족관계나 세평 등 정보를 불법 수집했다'며 '판사 불법사찰' 의혹을 제기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하며 관련 문건을 전격 공개했다.
윤석열 총장 측 법률대리인 이완규 변호사는 26일 "추 장관의 직무집행정지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면서 "최소한도에서 증거로 제출한 문건을 일부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2020.10.22 alwaysame@newspim.com |
윤 총장 측은 "부정확한 보도나 불필요한 의혹 제기로 국민적 혼란이 생겨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문건 공개 배경을 설명했다. 해당 문건의 사건명이나 법관 성명 등 개인정보는 익명 처리돼 공개됐다.
윤 총장 측이 공개한 A4용지 9페이지 분량 해당 문건에는 검찰이 수사한 주요 사건과 관련된 재판부의 학력이나 과거 판결, 세평 등이 포함돼 있었다. 추 장관이 특히 문제삼은 '물의야기법관' 명단 포함 여부와 가족관계가 기재된 법관은 각 1명씩 총 2명이었다.
우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을 심리 중인 김미리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학력과 주요 판결, 세평 등이 기재됐다. 김 판사에 대해서는 세평 항목에서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나 합리적이라는 평가'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특이사항으로는 가족관계가 기재됐다.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 소속 김선희·임정엽·권성수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출신이나 주요판결, 변호사단체의 우수법관 선정 이력 등이 적혔다.
조 전 장관 조카 조범동 씨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 판사들에 대한 간단한 출신과 주요 판결 등도 기재됐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과거 사법부 수뇌부 재판을 맡고 있는 한 판사와 관련해서는 '물의야기법관 리스트에 포함됐다'는 내용이 기재됐다.
이 문건에는 국정농단 사건 관련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을 심리 중인 서울고법 형사6부와 형사1부 재판부에 대한 출신, 세평 등도 포함돼 있다. 형사6부 재판장인 오석준 부장판사에 대해선 '피고인 불출석으로 인해 아직 제대로 재판을 진행한 바 없어 성향 파악이 어려우나 연로해 보이는 느낌이고 재판 절차 진행은 시원시원함', '어차피 대법원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심리할 것이므로 재판부 성향이 크게 유의미하지 않을 것으로 보임'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형사1부 재판장인 정준영 판사에 대해선 '다소 '보여주기식' 진행을 원한다'고 적혔다.
해당 문건에는 이밖에 손혜원 전 국회의원 사건, 라임자산운용 펀드 불완전 판매 사건, 가습기살균제 사건, 채널A 강요미수 사건 등을 심리 중인 법관들의 정보가 포함돼 있다.
윤 총장 측은 이 문건과 관련해 "일선 검찰청 주요 사건 공판과 관련해 지휘·감독 부서인 대검 반부패강력부와 공공수사부에서 일선청 공판검사들의 보고를 받고 조언 또는 지휘를 함에 있어 공소 수행을 위한 지도 참고자료로 사용하기 위해 재판부의 재판 스타일에 관한 내용을 작성해 대검 반부패강력부와 공공수사부에 전달된 참고용 자료일 뿐 불법 사찰이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또 "이는 공판 업무와 관련한 용도의 범위에 있는 문건이고 자료 수집도 대부분 법조인 대관, 언론 등에 공개된 자료이고 일부 공판 검사들에게 물어본 내용이 전부"라고 덧붙였다.
대검 수사정보2담당관 근무 시절 해당 문건을 작성한 성상욱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부장검사는 전날 "이 자료를 작성한 의도는 누구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해를 끼치려는 것이 아니라 주요 사건 공판 검사들이 공소유지를 원활히 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누군가를 흠잡거나 비난하는 내용은 전혀 없었고 자료 수집도 언론 등 공개된 자료와 과거 또는 현재 공소유지에 참여한 공판 검사들의 경험담을 토대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령과 훈령 지침 등 법령에 따른 직무범위 내에서 업무를 수행했다"며 "본건 자료작성 및 배포는 법령상 직무범위 내 행위임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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