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작업이 1일 첫발을 뗐다. 난관으로 지목됐던 KCGI(강성부펀드)의 제3자 유상증자 신주 발행 가처분 소송을 법원이 이날 기각했다.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위한 산업은행 주도의 항공산업 재편 움직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부장판사 이승련)는 이날 강성부펀드가 한진칼을 대상으로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 결정했다.
산은을 상대로 한 한진칼의 신주발행 결정이 '항공산업 재편'이라는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함이라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대한항공이 경쟁사인 아시아나 항공을 인수할 경우 시장에서 유일한 국적 항공사로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고 이로 인해 당면한 재정상 위기를 타개할 것으로 본다"며 "한진칼이 산은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경영 판단 재량 범위 내에서 충분히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판단했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산은은 내일로 예정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예정대로 진행한다. 산은은 한진칼 보통주 5000억원을 인수하는 한편 모레 한진칼 교환사채(EV) 3000억원 규모도 사들인다.
산은 관계자는 "법원의 현명한 판단으로 항공산업 구조 개편 방안 추진이 큰 탄력을 얻게 됐다"며 "통합 국적항공사가 국민의 눈높이에 부응하는 모습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건전·윤리 경영 감시자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진칼은 산은에서 수혈받은 8000억원을 기반으로 대한항공의 2조50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이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에 1조8000억원을 투입해 최대주주(63.9%)로 올라설 계획이다.
이날 법원의 판단에 따라 '한진칼→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지배구조가 현실화되는 셈이다.
통합 국적 항공사는 글로벌 항공산업 내에서 10위 수준의 위상과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발표한 지난해 여객 및 화물 운송 실적 기준에 따르면 대한항공 19위, 아시아나항공 29위로, 양사 운송량 단순 합산 시 세계 7위권으로 올라간다.
또 글로벌허브 공항인 인천공항 항공기 이착륙 허용능력(Slot) 점유율 확대를 바탕으로 글로벌 항공사와의 JV 확대, 신규노선 개발, 해외 환승수요 유치 등을 통해 외형 성장 및 규모의 경제 실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이를 적극 뒷받침 할 것으로 알려졌다.
LCC(저비용항공사) 3사(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단계적 통합을 시작으로 국내 LCC 시장도 재편될 전망이다. 통합 항공사는 동북아시아 최대 LCC인 에어아시아 다음으로 큰 LCC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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